음주운전 4회, 사고까지 낸 외제차 운전자...경찰이 내린 극약 처방은?

서초서, 상습음주 40대男 입건
소유 벤츠 차량 압수...서울서 처음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 기준 3배
경찰,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경찰이 압수한 상습 음주 운전자 A씨의 벤츠 차량 [서초경찰서 제공]

경찰이 음주운전 전력만 4회인 상습 음주 운전자의 차량을 압수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습 음주운전자 40대 남성 A씨를 입건하고 차량을 압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3일 오후 9시40분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몰고 서울 서초구의 한 노상 주차장에서 이면도로로 나오면서 주차된 싼타페 승용차와 정차 중인 마이티 화물차를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당일 오후 6시30분부터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셨다며 음주운전을 인정했다.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0.08%)의 3배를 넘는 0.291%로 측정됐다.

A씨는 2010년 4월에도 음주운전 사고를 낸 전력이 있고 2012년과 2016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8월에는 음주운전 측정을 거부해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은 A씨를 상습 음주 운전자로 판단해 지난 14일 이씨의 승용차에 대한 압수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음주운전 차량을 압수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며 한 차례 기각했다.

이후 경찰이 25일 영장을 재신청하자 이날 법원은 “범죄 수사에 필요하고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며 압수 영장을 발부했다.

대검찰청은 ‘검·경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망사고를 내거나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면 차를 압수·몰수하는 조치를 이달 초부터 시행 중이다.

서울 지역에서 경찰이 음주 운전자의 차량을 압수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경찰은 피해자 측이 견적서와 진단서를 접수하면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