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미상, 9·11 테러 이후 22년 만에 연기…할리우드 총파업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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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미국의 최고 권위 방송 시상식인 에미상이 최근 할리우드 작가, 배우들의 동반 파업 여파로 올해 연기된다.
28일 버라이어티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당초 9월 18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이하 제75회 에미상)이 할리우드 파업의 영향으로 예정된 날짜에 열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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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버라이어티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당초 9월 18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이하 제75회 에미상)이 할리우드 파업의 영향으로 예정된 날짜에 열지 못하게 됐다.
매년 9월에 열리던 에미상이 연기된 것은 2001년 9·11 테러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에미상을 주최하는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ATAS)는 에미상 시상식을 중계해온 방송사 폭스와 시상식을 9월 18일 개최할 것이라 언급해왔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진행된 미국작가조합(WGA)의 파업에 미국 배우 및 방송인조합(SAG-AFTRA)이 동참해 ‘할리우드 총파업’ 형태가 되면서 시상식 연기가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ATAS는 시상식 날짜를 11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다. 반면 폭스 측은 2024년 1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11월보다는 내년 1월 연기가 더 현실적인 방안으로 여겨진다.
이번 에미상을 기점으로 할리우드 파업이 비슷한 시기에 개최될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도 영항을 줄 것으로 예상뇐다.
앞서 할리우드의 양대 노조로 꼽히는 WGA과 SAG-AFTRA는 대기업 콘텐츠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에 맞서 동반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WGA가 먼저 파업을 시작했고, 지난 14일 16만 명이 소속된 SAG-AFTRA의 배우 및 방송인들이 만장일치로 동반 파업을 결의하면서 할리우드의 모든 콘텐츠 제작 과정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할리우드에서 작가들과 배우들이 동시에 파업에 나선 건 1960년 이후 무려 63년 만이다. ‘스파이더맨4’, ‘듄2’, ‘아바타3’, ‘아바타4’ 등 수많은 영화 및 드라마의 공개가 미뤄지거나 방송 프로그램들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스트리밍업계의 AI 기술 도입이 이번 파업을 불러일으킨 노사의 주된 쟁점 사안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업계가 AI 기술을 도입하게 되면, AI가 작성한 대본을 작가들이 따라 쓰면서 저작권이 침해되거나 딥페이크 기술 등 AI 활용이 배우들의 초상권 및 각종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배우들은 스튜디오 측이 배우의 얼굴, 이미지, 목소리를 가져다 AI로 학습시켜 지속적으로 활용하면 한 번의 출연료만 지급하고도 스튜디오 측이 배우들의 자산인 얼굴, 목소리 등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작가들 역시 AI 대본이 활성화되면 작가 및 배우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 관련한 방지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AMPTP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AMPTP 측이 작가, 배우들이 제시한 협상안을 거부하면서 파업까지 치닫게 됐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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