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인공위성 일부러 떨어뜨린다...ESA “우주쓰레기 감축 시험무대”

이병철 기자 2023. 7. 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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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궤도에서 임무를 마친 인공위성을 고의로 지구로 추락시키는 실험이 막바지 단계로 들어섰다.

지구 궤도에 방치되는 사용후 인공위성의 수를 줄이고 예상치 못한 추락 피해를 막기 위한 실험이다.

유럽우주청(ESA)은 27일(현지 시각) 임무를 마친 기상위성 '아이올로스(Aeolus)'를 지구로 고의 추락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임무가 끝난 위성은 궤도에 그대로 방치되지만, ESA는 아이올로스 위성의 마지막 연료를 사용해 지구에 재진입 후 안전하게 추락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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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A의 기상위성 아이올로스(Aeolus) 고의 추락
지난 4월 임무 마치고 남은 연료 활용
우주 쓰레기 줄이고, 추락 사고 예방 대책으로 주목
유럽우주청(ESA)의 기상 위성 ‘아이올로스(Aeolus)’의 모습. ESA는 지난 4월 임무를 마친 아이올로스 위성을 지구로 고의 추락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다. 임무 종료 후 궤도에 방치되는 위성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다./유럽우주청

우주궤도에서 임무를 마친 인공위성을 고의로 지구로 추락시키는 실험이 막바지 단계로 들어섰다. 지구 궤도에 방치되는 사용후 인공위성의 수를 줄이고 예상치 못한 추락 피해를 막기 위한 실험이다.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넘쳐나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럽우주청(ESA)은 27일(현지 시각) 임무를 마친 기상위성 ‘아이올로스(Aeolus)’를 지구로 고의 추락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올로스 위성은 2018년 8월 발사돼 고도 320㎞에서 지구의 대기 흐름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4월 30일 임무를 마치고 약간의 연료를 남겨둔 상태로 지구 궤도에 방치돼 있었다. 일반적으로 임무가 끝난 위성은 궤도에 그대로 방치되지만, ESA는 아이올로스 위성의 마지막 연료를 사용해 지구에 재진입 후 안전하게 추락시킨다는 계획이다.

홀게르 크라그 ESA 우주안전프로그램책임자는 “위성이 제어된 환경에서 추락하도록 유도해 육상에 떨어질 확률은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금까지 발사체와 우주왕복선에 대해서만 이뤄졌던 실험”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실험은 이달 24일 지구 재진입을 위한 기동과 함께 시작됐다. 아이올로스가 궤도에 안착하고 5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시동으로, 평소의 3배가 넘는 출력을 냈다. 천천히 고도를 낮추며 26일에는 250㎞ 상공에 진입했다. 27일 기준 고도 150㎞를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험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위성은 대기권을 통과하며 대부분 불타 사라지고 발사 당시 무게 1360㎏의 20% 가량만 남아 대서양에 추락할 예정이다.

ESA는 위성의 정확한 위치와 고도를 파악하면서 추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위치확인시스템(GPS) 안테나를 지구쪽으로 향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고도를 천천히 낮추려면 엔진 추진 시스템을 미리 갖춰야 하지만 발사 당시 이를 고려하지 않은 상황이다.

크라그 책임자는 “시스템이 미리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교한 조작을 통해 안전하게 위성을 추락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이 성공한다면 예상치 못한 위성 추락과 우주 쓰레기로 인한 피해를 줄일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무에서 은퇴한 위성이 지구로 추락하는 일은 이전에도 종종 일어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초 지구로 추락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복사수지위성(ERBS)이다.

지구복사수지위성은 1984년 발사돼 2005년까지 21년 간 지구의 열복사 분포와 에너지의 배출량을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임무가 끝난 뒤에도 궤도에 방치되던 위성은 지구 중력에 이끌려 조금씩 고도가 낮아지다가 지난 1월 9일 지구에 추락했다.

당시 한반도 인근이 추락 예상 지점에 포함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우주위험대책본부를 소집해 대비했다. 결과적으로 재산·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제어되지 않은 위성의 추락 위험성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가 커졌다.

넘쳐나는 우주 쓰레기를 줄일 대안으로도 고의 추락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연간 511건이었던 우주 발사 횟수가 지난해 2468건으로 5배 가량 늘었다. 지난 4월 기준 우주쓰레기 1만8997개 중 임무를 마친 위성은 2991개에 달했다. 아이올로스 위성도 2019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44′ 위성과 충돌할 뻔 했으나 회피 기동으로 가까스로 피하기도 했다.

ESA는 “추후 위성을 발사할 때부터 고의 추락을 위한 전용 추진 장치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며 “위성 추락 피해를 막는 것은 물론 다른 국가와 기관에서 방치하는 위성을 처리할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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