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 “기후변화 대응,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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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돌아가신 토지를 쓰신 박경리 선생님은 2002년 세계생태학대회의 기조 강연에서 '원금은 건드리지 말고 이자로만 살아라'고 말씀하셨다. 지속가능성의 가장 명확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고, 원금 건드리지 말고 우리는 이자로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우리는 이 동물들에게 절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다닥다닥 붙여서 사육하는데 이들 중 한 마리만 바이러스에 걸려도 전부 옮아 결국 대량 폐사, 살처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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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권영지 기자 = "오래전 돌아가신 토지를 쓰신 박경리 선생님은 2002년 세계생태학대회의 기조 강연에서 '원금은 건드리지 말고 이자로만 살아라'고 말씀하셨다. 지속가능성의 가장 명확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고, 원금 건드리지 말고 우리는 이자로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주니어해양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강연을 통해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에 대해 강조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기술적 전환과 정보적 전환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만물의 영장이라고 거들먹거리다가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어처구니없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무자비하게 던져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시점에 중요한 것은 자연과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정립할 거냐 하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다. 가장 중요한 전환은 '생태적 전환'"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나라는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제1 선진국인 미국이 전염병으로 가장 심하게 당했다"며 "재앙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코로나가 궁극적으로 '생물다양성 이슈'였다고 말했다. 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는 지난 30만년 동안 지구에서 하찮고 존재감 없는 동물이었지만, 최근 1만여년 동안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구를 장악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원하는 형질을 가진 동물을 인위적으로 교배해 유전자 다양성이 사라진 '복제 동물'을 만들었다. 최 교수는 이 동물들이 한 마리만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다른 동물들도 유전적 형질이 비슷하니 쉽게 감염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최 교수는 "우리는 이 동물들에게 절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다닥다닥 붙여서 사육하는데 이들 중 한 마리만 바이러스에 걸려도 전부 옮아 결국 대량 폐사, 살처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 동물들을 기르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하면 절대로 이들을 희생시킬 이유가 없는데도 우리는 이런 짓을 계속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최재천 교수는 지난해 강남에서 일어난 서울 강남 일대 침수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홍수 같은 자연재해는 못 사는 나라에서나 일어났지만, 최근 유럽과 서울 한복판에서 배수시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비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내일 당장 기후변화로 엄청난 대재앙이 우리에게 닥쳐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순간에 우리는 들어섰다"며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0z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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