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피해 전부 나갔지요"…폭염 맞은 대구 쪽방촌[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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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피해 전부 나갔지요. 차라리 밖이 낫습니다."
기상청이 올해 장마철 종료를 발표하면서 대구지역은 또다시 찜통 무더위가 찾아왔다.
여관 관계자는 "오후 시간대는 생활인들이 주로 더위를 피해 바깥으로 나가는 편이다"며 "덥고 습한 방보다 쪽방상담소에서 지원하는 냉방 쉼터에 있거나 백화점 지하도 등으로 대피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올해 5월 기준 지역 내 쪽방촌 생활인은 604명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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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정재익 이상제 기자 = "더위 피해 전부 나갔지요. 차라리 밖이 낫습니다."
기상청이 올해 장마철 종료를 발표하면서 대구지역은 또다시 찜통 무더위가 찾아왔다.
한낮 수은주가 35도까지 치솟은 2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북성로 명신여관. 15여명의 쪽방 생활인이 지내고 있는 곳이다.
여관 앞 일부 노인들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부채질을 하고 있다. 별다른 대화는 나누지 않는다.
햇빛이 쨍쨍한 바깥 풍경과 다르게 여관 내부는 어두컴컴하다. 대부분 방은 문이 닫힌 채 한적한 모습이다.
여관 관계자는 "오후 시간대는 생활인들이 주로 더위를 피해 바깥으로 나가는 편이다"며 "덥고 습한 방보다 쪽방상담소에서 지원하는 냉방 쉼터에 있거나 백화점 지하도 등으로 대피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있는 1.5평 남짓한 방들은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도 많다.
공사장에서 허리를 다쳐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는 정만수(57)씨는 "이번에 에어컨을 제공받았지만 기초생활수급비로 전기료를 마음껏 낼 수 없어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며 "지원 받으면서 거주하는 공간인데 혼자서 막 쓰기에는 눈치도 보여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선풍기가 낡아 이번에 새로 구입했다"며 "한번 제공받으면 3∼4년간 수리 없이 이용해야 하므로 생활인들이 마음껏 쓰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와따 날씨 대단하네. 이러다 온열질환으로 죽는 거 아닌지 몰라."
같은 날 오후 대구 중구 달성공원 옆 대신동 여관촌. 멀리 보이는 멋들어진 아파트와는 달리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곳이다.
여관 입구에 들어서자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고 평상에 드러누워 부채질하는 노인들이 눈에 띄었다. 방이 너무 더운 탓에 물이 뿌려진 길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노인도 있다.
월세 30만 원짜리 여관에서 50년째 거주하고 있는 임희석(73)씨는 "와따 날씨 대단하네. 이러다 온열질환으로 죽는 거 아닌지 몰라. 그래도 아직 버틸 만한 더위다"며 땀을 닦았다.
이곳 여관촌에 사는 사람은 온종일 집 안에만 있는 경우가 많다. 장애로 일을 할 수 없거나 고령인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올해 5월 기준 지역 내 쪽방촌 생활인은 604명으로 집계했다. 지역별로는 중구(253명), 동구(139명), 서구(151명), 북구(61)명이다.
쪽방 생활인의 폭염 대책을 위한 예산으로 2억원을 편성했다. 이달부터 전기용량, 쪽방 구조 등을 고려해 22개동에 에어컨 77대(스탠드형 3, 벽걸이 69, 이동식 5)를 설치한다.
아울러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 냉방가능 임시거주 공간을 마련해 쪽방 생활인과 노숙인 등 폭염 고위험군 위주로 우선 보호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20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열사병, 열탈진, 열실신과 같은 온열질환에 걸린 이들은 대구 15명, 경북 69명 등 총 84명으로 집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k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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