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장기금리 상한 최대 1%로 확대 "유연하게"…깜짝 수정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AFPBBNews=뉴스1

일본은행이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 끝에 장기금리가 변동폭 상한인 0.5%를 넘는 것도 용인하는 정책 수정을 단행했다. 이 소식에 일본 엔화가 급등락하고 일본 증시가 낙폭을 확대하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틀 동안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현재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인 수익률곡선통제(YCC·장단기금리조작) 정책에서 장기 금리인 10년 만기 국채금리(수익률)를 0%로 유도하되 ±0.5％ 변동폭의 상한 초과도 일정폭 용인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장기금리가 변동폭 상한인 0.5%를 넘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했다면 앞으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0.5%를 넘어도 지켜보면서 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단기 금리는 -0.1%로 동결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10년 만기 국채를 매 영업일 1% 금리로 매입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이 장기 금리가 0.5%를 돌파하는 상황을 용인하되 1%를 초과하도록 지켜보진 않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당초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새벽 소식통을 인용해 장기 금리 상한을 유연하게 하는 정책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엔화 가치가 달러를 상대로 뛰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일본은행 발표 직후엔 엔·달러 환율이 다시 140엔까지 올랐다가(엔화 하락) 재차 하락하는 등 급격한 움직임을 보였다. 또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575%까지 올라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증시도 동요하면서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한때 낙폭이 2%를 찍었다.

일본은행은 이번 정책 수정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한 조치라기보다는 현행 부양책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적 수정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성명에서 "임금 인상을 동반한 2% 인플레이션 목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달성은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인내심을 갖고 초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경기와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YCC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상·하방 리스크에 민첩하게 대응함으로써 현재 정책 틀 아래서 통화 부양책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캐럴 콩 외환 전략가는 "일본은행이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톤을 유지했고 여전히 2024년과 2025년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현재로선 통화 긴축의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이번에 YCC 정책 수정에 나서면서 잠재적으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봤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