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악수못해” 우크라이나 펜싱 선수, 세계선수권서 이기고도 실격
스미르노바는 피스트서 버텨
우크라 측 “실격에 항소할 것”
해당 상황은 2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3 세계펜싱선수권대회 여자 사브르 64강전에서 벌어졌다. 우크라이나의 올가 하를란이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와 대결했는데, 이 경기에서 하를란이 스미르노바를 15대7로 눌렀다. 스미르노바는 국제펜싱연맹(FIE)의 조치로 러시아 출신의 중립국 개인 자격 선수로 출전했다.
문제는 경기 직후 벌어졌다. 경기를 마친 뒤 스미르노바가 하를란을 향해 다가가 악수하려 했는데, 하를란이 자신의 검을 내민 채 거리를 뒀고 악수를 하지 않았다. 하를란의 행동에 스미르노바는 피스트에 의자를 놓고 50여분간 앉아 버텼고, 이후 하를란은 스포츠맨십을 발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블랙카드를 받고 실격됐다.
하를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늘은 매우 힘들면서도 중요한 날이었다. 오늘 일어난 일은 많은 의문을 갖게 한다”면서 “이 선수(스미르노바)와 악수하기 싫었고, 마음대로 행동했다. 나를 실격시키려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고통스러워서 비명을 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세상의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세상이 변하는 만큼 규칙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를란은 한 외신 인터뷰에서 국제펜싱연맹(FIE) 회장이 악수 대신 검을 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를란의 행동에 우크라이나 펜싱연맹의 미하일로 일리아셰프 회장은 “하를란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하를란의 실격으로 인해 우리는 단체전 참가가 불가능하다. 실격을 취소시키기 위한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서도 하를란의 행동에 지지 의사를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하를란은 공정하게 경쟁해 승리했고, 위엄을 보여줬다”면서 “(스미르노바는) 공정한 경쟁에서 졌고 ‘악수 쇼’로 더티 플레이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6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금지해왔던 러시아 선수와 국제 대회 경기 보이콧을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내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순조롭게 만들기 위해 중립국으로 나서는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와 경기를 허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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