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우크라 외교관, 이태원서 직원·경찰 폭행... 체포 후 석방?

폭행을 하는 우크라이나 외교관의 모습. [JTBC 뉴스 유튜브 캡처]

이태원의 한 주점 직원과 경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우크라이나 외교관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8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폭행한 혐의를 받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1급 서기관인 4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25일 오후 11시 5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주점에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직원을 때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까지 폭행한 혐의(폭행·공무집행방해)를 받는다.

지난 27일 JTBC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검은색 상의를 착용한 A씨가 외국인 남성 일행의 손을 뿌리치더니 오른손 주먹을 점원을 향해 휘두른다. 목격자들은 A씨가 복싱 자세를 잡으며 "파이트, 파이트"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A씨는 술에 만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지만, 그가 면책특권을 행사할 수 있는 외교관 신분임을 확인하고 이튿날인 26일 오전 석방했다.

외교 협약 '비엔나 협약' 31조에 따르면 외교관과 그의 가족은 면책특권을 인정받아 주재국에서 범행을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A씨가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경찰은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하게 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사관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한국 국민과 관계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대사관은 이 문제의 완전하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한국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주한 외교공동체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그 직원은 대한민국의 법과 규정을 존중하고 엄격히 준수한다"고 밝혔다.

조서현기자 rlayan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