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병인데 간암 번질수 있다고?...당뇨병 치료하다 뜻밖의 효과
염증 최소화...자가포식 기능도 향상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유병률 20%
승인된 치료제 없어 예방 중요
당뇨병 치료제가 비알콜성 지방간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차봉수·이용호·이민영 내분비내과 교수와 한대훈 간담췌외과 교수 연구팀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SGLT-2 억제제’가 간세포 내 포도당 축적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간염도 완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분비대사 분야 국제 학술지 ‘메타볼리즘’(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IF 9.8) 최신호에 실렸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간에 지방이 쌓이면서 염증이 유발되는 증상을 말한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이 생기면 10년내 간 병변까지 앓게 될 확률은 29%가량 높아진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에 간 병변이 동반되면 간암이 발생할 확률은 최대 27%로 상승한다. 전 세계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의 유병률은 20%로 매우 높지만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치료제는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을 유발한 쥐에서도 실제 비알콜성 지방간염을 앓는 환자와 동일한 단백질 변화 양상이 나타났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쥐의 간에서 자가 포식 기능이 떨어지고 간 염증 범위가 넓어진 것도 확인했다. 자가 포식 기능이란 스스로 병든 조직과 노폐물을 청소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자가 포식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에 당이 결합되면서 본래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비알콜성 지방간염을 유발한 쥐에게 SGLT-2 억제제를 투여했다. 이후 쥐의 간에서 SGLT-2 단백질이 발현되는 양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간세포의 자가 포식 기능이 회복된 것도 파악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증상이 완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혈당을 떨어뜨리는 SGLT-2 억제제가 간세포 안으로 당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줄여준 덕분에 비알콜성 지방간염이 나아졌다는 해석이다.
차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가 비알콜성 지방간염 증상을 완화한다는 의학적 근거와 기전을 제시한 첫 연구로 의미가 있다”며 “최근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유병률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토대로 비알콜성 지방간염이 간경화나 간암 등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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