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초완화 조정 '시동'…"금융변동성 커질 위험"(종합)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BOJ)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수익률 곡선통제(YCC)에 유연성을 더하며 정책 수정에 나섰다. 완화적 정책의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인지한 것으로 정책 전환이라는 힘겨운 첫걸음을 내디뎠다.
◇"사실상 장기금리 상한 1%로 인상"
BOJ는 28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마치고 장기 금리(10년물 국채수익률)의 상한을 0.5%로 유지하되 장기금리의 "엄격한 한도"를 설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장 동향에 따라 장기 금리가 0.5%를 일정 정도 초과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BOJ는 설명했다.
국채의 대량 매입으로 금리를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YCC 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해 시장의 왜곡을 완화한다는 목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석했다.
또 BOJ는 고정금리 운용에서 장기 금리를 기존의 0.5%가 아니라 1%에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장기금리의 상한을 1%로 높인다는 의미라고 신문은 해석했다. 다음달 특정 채권의 매입 범위도 확대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너스(-) 단기 금리정책과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등 기존의 완화정책은 그대로 유지됐다.
BOJ가 정책 수정에 나선 배경은 인플레이션이다. 6월 신선제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핵심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상승률은 1년 넘게 BOJ 목표 2%를 웃돌았다.
초완화 정책에 따른 엔저는 고물가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 엔저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장기화하는 요인이 되고 정부 내부에서 달러당 140엔대 환율의 엔저는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날 BOJ가 내놓은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도 올해 핵심CPI 상승률은 2.3%로 상향 조정됐다. 2024년과 2025년은 1.9%, 1.5%로 BOJ 목표 2%에 비해 낮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BOJ는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도 YCC를 유연하게 운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BOJ는 성명에서 물가 2% 목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 실현을 전망할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다"며 "금융완화를 끈기 있게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제와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고 BOJ는 지적했다.
◇日금융시장 '요동'…"YCC 종말의 시작"
BOJ의 정책 조정에 일본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BOJ 결정을 앞두고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장기금리 초과가 허용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엔화는 달러 대비 1% 넘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BOJ 결정 직후 엔화는 다시 1.1% 약세로 갑자기 반전했다가 다시 오후 1시 53분 기준 0.6% 강세로 돌아섰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575%까지 오르면 8년 만에 최고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2시 2분 0.553%로 내려왔다. 10년물 금리가 상한 0.5%를 넘긴 것은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가는 떨어졌다. 오후 2시 3분 기준 도쿄 증시의 닛케이 225지수는 1.57% 급락했다.
도쿄 JP모건의 벤자민 샤틸 외환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YCC의 변경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BOJ 정책의 "거대한 도약"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은 YCC의 종말의 시작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BOJ가 국채 수익률에 더 많은 유연성을 허용했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위험으로 이어질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최근 몇 주 동안 BOJ가 YCC 상한을 폐지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올초 일본은행 총재가 교체되면서 10년 간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우에다 가즈오 신임 총재가 기존 정책을 유지하며 시장에 실망을 안겨줬다. BOJ가 이제 정책을 일부 조정하면서 향후 시장 변동성에 주목해야 한다.
홍콩 소재 UBP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BOJ가 12월 회의에서 장기금리 상하한 폭을 0.75%p로 25bp(1bp=0.01%p)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조정이 10월 혹은 9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YCC 폐지와 같은 더욱 실질적인 조정은 2024년 후반 BOJ가 정책 검토를 완료할 때까지는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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