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갑부들 쓸어가는 가방…'전세계 35개뿐' 고야드 전략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Y자' 패턴으로 유명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고야드'의 국내 매장이 동남아시아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동남아시아 고객들이 굳이 한국까지 와서 고야드 가방을 사는 이유는 간단하다. 매장 수를 엄격히 통제하는 브랜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동남아시아에 고야드 매장이 단 한 개 뿐이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내 고야드 매장에서 가방을 사가는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고야드의 대표 가방 중 하나인 '생루이백'은 큰 사이즈(GM)를 기준으로 220만원대고, 색상에 따라 가격이 다른 '미니앙주'는 200만원대 후반에서 300만원대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급의 명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백만원짜리 제품인데 동남아시아 고객이 와서 몇개씩 구매해가는 경우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야드는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는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모든 제품을 장인들이 일일 수작업으로 만드는 만큼 생산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인데, 그 이면에는 브랜드 노출을 최소화해 '희소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전세계에 있는 고야드 오프라인 매장은 총 35개다. 면세점이나 아울렛 입점 매장도 없다.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국내에만 3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적은 수다. 고야드는 국내에 총 4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동남아시아에는 싱가포르, 단 한 곳에만 있다. 한국 관광을 온 동남아시아 고객들이 '겸사겸사' 고야드 매장을 찾는 이유다.

매장 수도 많지 않은데다 공식 온라인 판매처도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식 홈페이지에 제품 가격조차 표기하지 않는다. 루이비통·디올 등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이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853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고야드는 올해로 올해 탄생 170주년을 맞았다. 에르메스(1837년), 루이비통(1854년)에 버금가는 긴 역사를 가졌다. 국내에 처음 들어온 건 2007년이다. 갤러리아가 당시 독점판매권을 취득해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에 첫 매장을 냈다. 개점 당일 1억3000만원이라는 매출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5년 아시아태평양지사 산하 한국지점을 세우며 직진출한 이후에는 매장을 여럿 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그리고 2021년에는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매장을 냈다.

전세계 매장이 35개뿐인 고야드가 한국에만 4개 매장을 운영 중인 건 그만큼 한국 시장을 주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초 신제품을 한국에 가장 먼저 공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고야드는 지난 4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클레흐부아 인 인디아' 컬렉션을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해 9월에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제트블랙 에디션'을 한국에 선공개한 바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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