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기부회]"롯데가 성적이 좋으면 우리 학교 수능 성적이 떨어졌죠" 내가 기억하는 롯데는

김채호 기자 2023. 7. 2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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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억기부회'는 지구상에서 가장 열광적인 팬의 지지를 받는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31년간 사직동에 거주한 정욱교 씨의 추억이다.

팬들의 열기는 여전하지만 그 시절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사직야구장 인근 상가와 주차장은 팬들이 모여 미어터졌다.

정 씨도 코흘리개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런 분위기를 눈으로 직접 보고 함께하며 커왔다.

그리고 이런 팬들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었던 이 장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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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제신문 유튜브 영상 캡처


두 번째 ‘기억기부회’는 지구상에서 가장 열광적인 팬의 지지를 받는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31년간 사직동에 거주한 정욱교 씨의 추억이다. 그의 추억은 고교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스갯소리로 롯데가 성적이 좋으니 우리 학교의 수능 성적이 떨어진다는 그런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근데 그게 진짜였어요”

정 씨는 사직야구장과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동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가 재학하던 시절은 야간 자율학습이 필수로 지켜지던 시기였다. 그는 “항상 야자시간에 반에 한 2, 3명 정도는 이어폰을 팔로 숨겨서 듣고 있었다”라며 “야구장에서 와! 소리가 넘어오면 모든 친구들의 시선이 이어폰을 듣고 있는 애들한테 갑니다. 어떻게 됐냐는 거죠”라고 말했다. 야구 상황에 대한 상황은 달랐지만 정 씨와 친구들의 결과는 똑같았다. “선생님한테 결국 걸려서 혼납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하며 웃었다.

팬들의 열기는 여전하지만 그 시절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사직야구장 인근 상가와 주차장은 팬들이 모여 미어터졌다. 뜨거운 열기와 환호성으로 가득 찬 팬들의 모습은 타구단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정 씨도 코흘리개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런 분위기를 눈으로 직접 보고 함께하며 커왔다.

사진=국제신문 유튜브 영상 캡처


“야구장 앞에서 스포츠 신문을 팔았어요. 아마 한 부에 500원 정도 했을 건데. 그날 스포츠 신문을 보면서 경기 시작 하면 찢어서 응원을 하는 문화도 있었죠. 봉다리 응원도 지금은 못 하지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보통 중앙에 많이 가서 보거든요. 근데 항상 거기가 나눠주는 봉다리가 끊기는 지점이에요. 1루 쪽에서 주고 3루 쪽에서 주는데 항상 그 가운데 지점이 모자랄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양 옆 서로 떨어진 사람들끼리 “봉다리 주이소” “봉다리 주이소” 하면 던져서 주고 멀리 있으면 갖다 주고 이런 기억이 추억같이 된 거 같아요. 나름대로 훈훈했거든요”

구도 부산. 부산을 야구의 도시라 말하는 이유는 팬들의 열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리고 이런 팬들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었던 이 장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부산 최초의 야구장인 구덕 야구장이다. 1928년 준공 이후 사직야구장이 개장하기 전까지 부산을 상징하는 야구장이었다. 고교야구대회를 비롯해 실업야구대회를 열며 팬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다. 그리고 부산 야구의 영웅이라 말하기를 주저함이 없는 이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롯데자이언츠 최초의 영구결번을 받은 고 최동원 선수다. 1984시즌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따내며 팀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최동원 선수.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무쇠팔 최동원이라 말한다.

사진=국제신문 유튜브 영상 캡처


“제가 최동원 선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세대는 아니었지만 스포츠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잖아요. 팀보다 위대한 선수가 없다. 근데 최동원 선수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였어요. 그게 경기력적인 측면이든 선수로서의 책임감이든 자기가 엘리트 선수로서 후배 선수들이 챙기는 마음이나 그런 부분들이 정말 귀감이 되는 어떤 선수라기보다는 사람으로서 존경을 하는 분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래서 부산 정신을 한 사람으로 압축한다면 저는 최동원이라는 사람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해요”

좋아하는 선수 유니폼을 입고, 파울볼이라도 하나 잡으려 글러브를 든 팬들.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가 시즌 초 15년 만에 9연승을 달성하는 등 2023시즌 KBO리그 돌풍의 주역이었던 롯데.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6년 만에 가을야구로 가는 의지가 선수단 못지않게 팬들도 강하다.

“사실 오래 본 사람들은 크게 감정 동요가 많진 않아요. 한참 6월에 못 할 때 ‘당분간 야구를 멀리하고 가족 친지와 시간을 많이 보내도록 합시다.’라고 누가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굉장히 기억에 남았어요. 좀 그런 마음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냥 잘할 때는 의샤의샤 하면서 보면 되고 못할 때는 잠시 멀리하고 나의 정신 건강을 지키고 그렇게 가면서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부산 시민의 뜨거운 열정이 가득 담긴 공간인 사직야구장. 여러분들은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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