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 불법무기 지원…북한도 무책임”

미국 국무부는 북한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을 계기로 이뤄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쇼이구 장관의 방북과 관련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추가 조치를 막고 북한에서 열리는 무기 기념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북한의 제재 위반 행동을 단속하지 않는 방식으로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데 얼마나 위해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파텔 부대변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쇼이구 장관에게 직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대해 설명한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공개 성명이든, 이전에 말한 무기 이전을 통해서든 러시아의 잔인한 침략전쟁을 지지하고 있다”며 “국제문제에서 불안정을 초래하고 무책임한 북한의 역할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파텔 부대변인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중국이 그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활동을 자제하도록 독려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그는 중·러 대표단의 방북으로 비핵화가 어려워졌느냐는 질문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함이 없고,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관여할 것이라는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계속해서 외교적 관여로 복귀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의 만남에 대해 발언할 내용이 없다”며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입장 역시 분명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