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아들 죽였다" 오열하는데…휴대폰 보며 딴짓 한 美판사

미국 오클라호마주 링컨 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지난달 열린 재판 중에 판사 트레이시 소더스트롬이 휴대전화를 만지는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The Oklahoman'

미국에서 한 판사가 재판에 집중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만지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 링컨 카운티 지방법원 판사 트레이시 소더스트롬(50)이 지난달 열린 재판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딴짓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2018년 여자친구의 2세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남성에 대한 재판이었다. 숨진 피해 아동의 온몸에는 구타당한 흔적이 있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유포된 약 50분 길이의 법정 보안 CC(폐쇄회로)TV 영상에는 트레이시가 휴대전화를 만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링컨 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지난달 열린 재판 중에 판사 트레이시 소더스트롬이 휴대전화를 만지는 모습./사진=페이스북

트레이시는 재판에 앞서 배심원들에게 "모든 전자제품을 꺼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피고인 진술 등이 진행되는 내내 휴대전화로 SNS를 탐색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함께 기소된 피해 아동의 어머니인 주디스 댄커(Judith Danker)가 울면서 말하는 동안에도 트레이시는 집중해서 듣지 않고 휴대전화를 만졌다. 탁상 아래에서 화면이 켜진 휴대전화를 허벅지에 올려두고 내려다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선출된 트레이시는 올해 1월 취임하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현재 스테이시는 윤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방 검사인 아담 팬터(Adam Panter)는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 배심원들은 재판 중 법정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제시된 증거에 온 시간과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라며 "법원이 트레이시에게도 배심원들에게 요구되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 아동을 때려 숨지게 한 남성은 2급 살인죄로 유죄 판결받았다. 2급 살인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40년이다. 주디스는 아동학대를 허용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왼쪽부터 여자친구의 2세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크리스티안 타일러 마샬(왼쪽)과 피해 아동의 엄마 주디스 댄커, 숨진 아동./사진=링컨 카운티 교도소, 페이스북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