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박인터뷰] 이재갑 "코로나를 독감 체계로 관리?...탁상행정에 전문가들 분노해"
전용우 기자 2023. 7. 28. 14:11
질병관리청은 매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도 '낮음'으로 분류했습니다. 27주 연속입니다.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여전히 낮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시민들의 체감은 어떨까요. 편의점 업계들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전주 대비 30% 이상 올랐습니다. 감소세가 뚜렷하던 마스크 판매량도 증가세입니다. 실제 확진자 현황도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지난 19일 확진자는 4만7천명 수준으로 반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관련 지수들을 보면 분명 유행 상황입니다.
시민들의 체감은 어떨까요. 편의점 업계들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전주 대비 30% 이상 올랐습니다. 감소세가 뚜렷하던 마스크 판매량도 증가세입니다. 실제 확진자 현황도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지난 19일 확진자는 4만7천명 수준으로 반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관련 지수들을 보면 분명 유행 상황입니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코로나'가 왜 대화와 일상에 다시 등장한 것일까요. 그것도 한여름에 말이지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JTBC 담박인터뷰에서 현상황에 대해 "본격적으로 여름 유행이 시작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해 백신을 맞은 사람이든 감염된 사람이든 거의 1년 이상 지나면서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재감염 사례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확진자가 하루 10만명 이상으로 폭증할 상황까지 갈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예전처럼 감염된 적이 없는 분들이 많을 때와 달라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한두 달 정도는 환자가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내리는 정부 방침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앞서 질병청은 다음달 초중순부터 위기단계 조정 2단계 실시를 위해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예고했습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는 여전히 인플루엔자보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고 치명률도 1.6배 정도"라며 "독감과 동일하게 병원이나 취약 시설에 관리 체계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탁상 행정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따지더라도 독감과 같은 의료 수가 정책 등은 의료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확진자 관리가 더 어렵게 될 상황도 내다봤습니다. "지금 의료기관을 방문해 신속항원검사하면 진료비 포함해 5천원 정도로 검사가 가능하지만 비급여로 전환되면 비싼 데는 5~6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검사 비용 때문에라도 이렇게 비싼데 굳이 왜 검사해..."라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 교수는 코로나 XBB 계열 변이가 지속되면서 치명률이 급상승할 우려는 없는지, 대형병원과 감염병 취약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불러올 의료 현장의 고민, 올 가을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동시 접종의 효용성 문제까지 두루 답했습니다.
담박인터뷰
진행 - 전용우 선임기자
대담 -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 /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일시- 2023. 7. 28
인터뷰 요약
▷"백신접종ㆍ감염 1년 지나 면역력 약화로 확진자 증가...여름 유행 본격화"
▷하루 10만명대 폭증?..."가능성 없지만 앞으로 한두 달 많은 환자 예상"
▷코로나와 독감 같은 4등급?..."고위험군 관리 어렵게 하는 탁상행정에 전문가들 분노"
▷"5천원선 신속항원검사, 비싼데는 5~6만원까지 올라...검사 기피 현상"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정부가 병원과 환자 갈등 방치하는 결과 불러올 것"
인터뷰 전문Q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A “2주 전보다 거의 40% 이상 증가됐고요. 6월 말보다는 확진자가 2배 규모로 늘었거든요. 작년 여름에도 큰 유행 한 번 겪은 적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작년 여름 수준 비슷하게 유행 규모가 올라가는 게 아닌가라고 본격적으로 여름 유행이 시작됐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왜 그렇습니까
A "복합적인 요소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작년 2월 4월 오미크론 때 많이 감염됐었고 7~8월 여름 유행 때문에 많이 걸리셨고 또 겨울에도 좀 걸리셨잖아요. 그리고 작년 하반기에 백신을 맞으신 분들이든 감염된 분들이든 거의 1년 이상 경과된 분들이 많아지면서 재감염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는 시기가 겹쳐 있고요.“
Q '격리 의무' 해제...코로나 증가세에 얼마나 영향 줬나요
A “6월부터 격리 의무 해제가 시작됐잖아요. 그래서 5일 (격리) 권고로 바뀌었는데 대부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나 병원들은 5일 동안 병가를 주고 있기는 한데 대부분은요. 그런데 상황이 안 좋은 중소병원이나 일용직 노동자 이런 분들 같은 경우는 연차 쓰라고 강요를 받는 상황들도 있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같은 경우는 한 명 빠지면 영업이 불가능하니까 아파도 그냥 일을 하는 상황들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확진이 됐어야 될 분들이 검사를 안 하거나, 검사를 하더라도 격리를 안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지역사회 내 유행도 좀 촉진되고 있는 부분이고요.“
Q 하루 확진자 10만명 이상으로 폭증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건가요
A “예전처럼 아예 감염된 적이 없는 분들이 많을 때는 한 번 올라가면 폭발적으로 올라가지만 아마 그렇게까지 올라가지는 않고 조금 더 올라갔다가 피크 치고 다시 서서히 감소하는 패턴으로, 앞으로 한두 달 정도는 환자가 많은 상황으로 가지 않을까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 XBB 계열 변이 지속...치명률 급상승 우려는
A “환자의 증상이라든지 중증도 부분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1년 내내 거의 비슷한 수준이기는 하거든요. 최근에 입원하는 환자를 보더라도 예전처럼 70대, 8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입원하시는 분들이 주로 많은 것을 봐서는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에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Q 질병관리청이 다음 달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완화한다고 합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A “지금 인플루엔자(독감)가 4급 감염병으로 되어 있어요. 코로나19도 이제 독감처럼 관리하겠다 그러니까 이제 전수 신고는 받지 않고 특정 기관들로 하여금 환자 발생 상황을 신고하게 하는 표본 감시 체계로 넘어가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Q 표본 감시 체계...방역 공백 없을까요
A “정교하게 설계를 하면 어떤 유행 규모를 파악하는 데 큰 문제는 없으니까 괜찮은데 문제는 감염병 1급이나 2급 같은 경우는 격리하는 환자들에서 급여를 준다든지 또는 일부는 환급을 해주거든요. 그런데 4급으로 낮추면서 동시에 발표돼 있는 여러 의료수가 개선안을 보면 병원이라든지 취약시설에서 유행을 막기 위해 시행됐던 여러 검사들이 대부분 비급여화 되거나 본인 부담금 발생이 되는 부분이 같이 나타납니다. 4급이니까 독감처럼 그냥 관리해도 되겠거니 해서 독감에서의 수가 체계 형태로 넘어가는 걸 전문가들은 오히려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Q 신속 항원 검사도 자기 부담해야 하나요
A "저희가 되게 우려하는 바입니다. 지금 의료기관 방문해 신속항원검사하면 진료비 포함해 5천원 정도만 내면 검사가 가능한데 이게 비급여로 전환되면 한 3~4만원 비싼 데는 5~6만원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면 검사 비용 때문에라도 '이렇게 비싼데 굳이 검사해' 이런 상황들까지도 갈 수 있고, 병원내 유행을 막기 위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지금 환자는 100%, 보호자는 50% 정부에서 지원해서 검사를 했는데 이것을 다 해지해서 비급여로 바꾸겠다고 그러거든요.
Q 4급 하향 조정...위기 단계 조정 위해 불가피한 것 아닌가
A "4급으로 낮추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어요. 다만 여러 수가 체계를 인플루엔자처럼 일괄적으로 조정하려고 하는데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보다 전파력도 매우 강하고 치명률도 1.6배 정도로 보고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인플루엔자처럼 동일하게 병원이나 취약 시설이 코로나19를 관리할 수 있는가 이건 아니거든요. 너무 탁상 행정을 한다는 거죠. 그냥 4급 됐으니까 독감처럼 독감의 수가 정책대로 그냥 다 바꿔버려 이런 식으로 일괄 적용을 하려고 했던 부분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사실 분노하고 있거든요.“
Q 병원급 이상이나 입소형 시설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전히 해제되는데요
A "해제를 한다 해도 의료기관이나 취약 시설 입장에서는 마스크 벗으라는 얘기 못하거든요. 마스크 쓰시라고 계속 권고를 해야 되는 상황인데 예전에는 법적 의무가 있으니까 쓰시라고 그러면 그렇죠 그러면서 마스크 쓰시는데, 이제 법적용이 해제됐는데 왜 병원이 나보고 마음대로 마스크 쓰라고 그러냐 이런 민원의 현장이 병원들 입구에서 이제 계속 벌어질 거라는 얘기죠.“
Q 이제 장마가 끝나고 본격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또 얼마 지나면 찬바람도 불게 되고요. 코로나19 접종 필요성이 크게 제시될 것 같아요
A “현재 XBB 계열(코로나19 변이)이 거의 90% 이상 유행을 하다 보니까 XBB.1.5에 대한 백신을 글로벌 백신 회사들이 이미 준비하고 있고요 국내에도 도입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10월 이후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시작되니까 그때 시점에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동시 접종하든 같은 시기에 접종을 해서 코로나19 접종률을 올리려고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Q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대로 다시 돌아갈 공포감은 가질 필요가 없겠습니까
A "중증화율이나 사망자가 많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사회적 거리두기나 이런 걸로 해결할 부분들은 아니고요. 어쨌든 엔데믹의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최대한 배려해 정책을 만들어야합니다.“
Q 엔데믹 상황에서 빈익빈 부익부의 경우로 희생되는 분들이 있다는 거군요
A "맞습니다. 그런 배려가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고요. 특히 8월 이후 여러 가지 정책이 완화되는 상황에서도 어떻든 취약시설이나 취약계층은 계속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어떻게 막느냐가 엔데믹 시대의 가장 중요한 정책 방향입니다.”
■ 전용우 선임기자의 [담박인터뷰]는
멋내지 않았지만 깊게 여운을 남기는 담박한 음식의 풍미처럼 우리 사회의 이슈와 삶을 관통하는 인물과 현장의 소식을 담담한 시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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