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부실…LH 행복주택 주차장 균열 "콘크리트 강도 부족"

공간 일부 통제, 임시 보강 조치...균열 하자 보강 8월 중 완료 예정

경기도 화성시 신동에 위치한 LH 운영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지하 주차장에 균열이 발생해 임시 보강 조치한 모습/사진제공=LH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이후 부실 공사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행복주택 지하 주차장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기준보다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단지는 무량판구조는 아니며 보와 기둥이 바닥을 받치는 라멘구조다.

28일 LH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신동 '화성 동탄2 A57-1블록 행복주택 아파트'(행복주택 동탄2 LH40 단지)는 지난 5월 4003동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면에 균열이 발생했다. 현재는 공간 일부를 통제하고 임시 보강 조치를 한 상태다. 이 단지는 총 6개 동 850가구로 2021년 12월 준공을 했으며 2022년 6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청년층, 신혼부부, 한부모 가족, 노년층이 사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준공한 지 1년 6개월여만에 지하 주차장에 균열이 발생한 이유는 콘크리트 강도 부족 때문이다. 균열 원인을 찾기 위해 14군데를 조사한 결과 이 중 71%에 해당하는 10곳이 콘크리트 강도 부족으로 드러났다.

LH 측은 "구조안전진단 실시 결과 철근배근 등은 설계와 동일하게 시공됐는데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강도인 24MPa(메가파스칼)의 71~85%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구조 훼손 없이 진행하는 반발 경도 시험으로 정확한 강도의 확인이 어렵고, 오차의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무너지지 않더라도 적정 콘크리트 강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향후 균열이 더 커지거나 빗물이 들어가 철근에 녹이 슬고 또 갑자기 많은 하중이 가해졌을 때 붕괴할 수 있는 등 확실한 보강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LH는 입주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수직부재 콘크리트 증타 등 균열 하자에 대한 보강을 오는 8월 중에는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콘크리트 강도 부족은 부실 공사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비가 오는데도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지는 현장들이 목격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슬래브 콘크리트 강도 부족이다. 설계기준 강도는 24MPa인데 붕괴한 부분은 통과기준인 85%에 못 미치는 16.9MPa(약 70%)로 측정됐다. 관련 사고 조사팀은 콘크리트 타설 당시 우기, 혹서기, 원자재 파동 등으로 인해 품질관리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최근 일부 지자체는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현장에 대해 즉각적으로 공사 중단과 함께 시정 조치를 내리는 등 부실 공사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 현장 교수는 "콘크리트의 적정 강도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시멘트가 부족하거나 물을 너무 많이 부었거나 양생을 잘못하는 등 부실 공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지하 주차장에 균열이 발생할 때 즉각적으로 원인을 찾고 대처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LH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사고 이후 현장과 같은 '무량판 공법'이 사용된 LH의 모든 공사 현장을 조사 중이다.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관련 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인천뿐 아니라 보강 철근이 누락된 현장들이 드러나고 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