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당하는 듯" 마지막 토로‥서이초 교사 유족 "포기 않을게"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2023학년도 학부모 민원사항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이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인데, 이 학교에서 숨진 1학년 담임교사가 겪은 민원도 적혀 있습니다.
이른바 연필 사건, 교사가 사망하기 6일 전인 지난 12일 국어시간 도중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뒷자리 학생이 앞에 앉은 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두드린 것을 시작으로 두 학생은 서로 연필을 잡고 실랑이를 벌였고, 앞자리 학생의 이마에 상처가 났습니다.
피해를 입은 앞자리 학생의 어머니는 담임교사에게 뒷자리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 사과를 받고 싶다고 요구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학교 측은 인성생활부장의 동석 하에 양측 학부모가 만났고, 뒷자리 학생 측이 사과해 원만한 중재가 이뤄졌다고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중재 이후에도 숨진 교사가 이 사건으로 고통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이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숨진 교사는 연필 사건 해결 후에도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 놀랐고 소름끼친다며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얼른 전화번호를 바꾸라는 정도만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숨진 교사는 이를 포함해 지난해부터 10차례에 걸쳐 학교 측에 업무 상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된 업무와 민원에 시달렸다는 정황이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유가족 측은 숨진 교사의 생전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고인의 사촌 오빠라고 밝힌 A씨는 블로그에 고인의 사진과 추모 이미지를 올리면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적었습니다.
또 "철창 같은 교실 창문에 메말라 있는 화분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파서 추모 그림을 그린 분이 있다"며 "가족들이 다 보고 눈물 흘렸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동생과 다른 교사들에게 고통을 가한 특정 학부모님과 관련자에 대해 확실한 조사를 해주시기를 원한다"며 갑질 의혹 학부모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다만 "동생이 생전에 자신을 응원해준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의 이야기를 하며 고마워한 적이 있다"며 서이초의 모든 교사와 학부모를 조사해 지치게 하는 건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곽승규 기자(heartis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08690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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