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적자 불구 주가 상승세…'SK온 분기흑자 기대감↑'
하반기 전망 ‘맑음’…마진 개선·배터리 흑자전환
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국제유가 하락 및 정제마진 축소로 석유사업 부문 실적이 악화돼 적자전환 했다.
다만 배터리 계열사 SK온이 기록한 분기 최대 매출은 눈길을 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이 반영되면서 출범 이후 가장 적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SK온의 연내 흑자전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28일 오후 1시40분 기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일대비 소폭 상승한 18만8200원을 기록중이다.
유가·정제마진 동반하락 타격 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매출 18조7272억원, 영업손실 1068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 감소했고, 적자로 전환됐다. 전 분기과 비교했을 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157억원, 4818억원 줄었다.
당초 증권가는 SK이노베이션이 전년 동기 대비 94%가량 줄어든 13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보다도 저조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석유사업 부문에서의 타격이 컸다. 지난해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증폭돼 유가가 급등했었다. 하지만 이후 분기별 평균 국제유가는 △2022년 2분기 배럴당 108.1달러 △2023년 1분기 배럴당 80.3달러 △2023년 2분기 배럴당 77.8달러 등으로 지속 하락세다.
여기에 정제마진까지 줄었다. 정제마진은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제품가격’에서 ‘원유가격’을 제했을 때 정유사들이 실질적으로 갖게 되는 순익이다. 정제마진이 개선되기 위해선 제품가격과 원유가격 간 차이가 벌어져야 하는데,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제품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실제 가솔린 가격은 △2022년 2분기 배럴당 29.8달러 △2023년 1분기 배럴당 15.0달러 △2023년 2분기 배럴당 12.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격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디젤 가격 하락폭은 더 컸다. 디젤은 △2022년 2분기 배럴당 51.6달러 △2023년 1분기 배럴당 28.6달러 △2023년 2분기 배럴당 15.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에 해당 기간 석유사업은 4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조6403억원, 전 분기 대비 6860억원 감소했다.
윤활유사업과 화학사업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활유는 성수기 효과 및 원재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오른 2599억원을 영업이익으로 거뒀다. 화학산업도 아로마틱스 체인 중심의 제품가격 상승 효과로 영업이익 170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3.9%, 전 분기 대비 56.3% 증가한 규모다.
SK온 ‘분기 흑자’ 유력…적자터널 끝 보인다
배터리사업은 자회사 SK온 출범 이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3조69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7%,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1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적자를 2000억원 줄였다. 여기엔 AMPC 수혜 효과 1670억원이 반영됐다. 지난 1분기에 적용하지 않았던 금액까지 소급적용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 하반기 판매 물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상반기 대비 AMPC 수혜액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는 SK온의 연내 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공장 가동률과 수율이 추가 개선되면서 3분기에 적자 폭이 더욱 줄고 4분기엔 흑자전환이 유력하다는 게 중론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업계의 해외 공장 수율이 안정화되는데 약 1년 6개월에서 2년 가량 소요되었음을 고려했을 때 2022년 1분기 최초 가동된 SK온 미국 공장은 올해 4분기를 전후로 완연하게 정상화되며 흑자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도 “하반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이익은 2032억원이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수익성은 전년 대비 13%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생산능력 22GWh(기가와트시)를 기반으로 올해 예상되는 AMPC 효과는 7182억원”이라며 “2025년엔 143GWh로 확대돼 AMPC 규모도 3.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2분기에 바닥을 찍었던 정제마진이 최근 구조적 상승 구간에 진입해 하반기엔 더욱 개선된 실적이 기대된다. 2분기 내내 배럴당 3~4달러를 오가던 정제마진은 이달 들어 5달러를 돌파, 7월 셋째주엔 6.8달러까지 올랐다. 업계가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는 점에서 수익 개선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 안정화 및 정제마진 개선으로 정유 실적 턴어라운드가 전망된다”며 “올해 3분기엔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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