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악관서 멜로니와 회담…"中 일대일로 사업 참여" 논의

김민수 기자 권진영 기자 2023. 7. 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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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서방·中 갈등 심화로 일대일로 탈퇴 고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2023.07.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권진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백악관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이탈리아가 참여하는 사안을 두고 논의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멜로니 총리는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이탈리아가 참여하는 사안을 두고 논의했지만 미국이 이탈리아의 대(對)중국 정책을 지시하는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열어두고 있다면서 "일대일로 참여 관련 결정은 12일 기한까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해외 방문 국가에 중국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멜로니 총리는 미국의 경쟁자인 중국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이탈리아가 참여한 것이 "큰 실수"라고 표현한 바 있다. 앞서 이탈리아는 2019년 주세페 콘테 총리 당시 일대일로 참여를 결정했다.

일대일로는 남중국·인도양·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유라시아부터 아프리카까지 60여 개국이 포함된 거대 경제권을 구성하는 사업이다.

서방에서는 일대일로에 대해 개발도상국을 표적삼은 '부채의 덫'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돈을 빌려주고서는 상환 유예 및 부채 조정 요구를 볼모로 채무국의 권익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2019년 일대일로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중 갈등이 고조돼 탈퇴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이 "중국에 대한 공통된 우려와 관점, 도전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 할 것"이라고만 답해 이와 관련한 문제점이 별도로 제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상회담 후 두 정상은 성명을 통해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성명은 "미국과 이탈리아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고 포용적이며 안전한 인도 태평양을 위해 굳건히 헌신하고 있다"면서 "양국은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고 명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2023.07.27/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멜로니 총리와의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탈리아의 지원 등을 언급하며 치켜세웠다. 멜로니 총리는 그가 이끄는 우파 연정 파트너들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친구가 됐다"며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환영했다. 그는 멜로니 총리에게 "러시아의 잔학 행위를 방어하는 데있어 당신의 매우 강력한 지원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도 양국 간 우정이 "정부를 넘어 정치적 색깔에 관계없이 견고하게 유지된다"며 "우리는 힘든 시기에 우리의 친구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며, 서방 국가들은 일부 사람들이 믿었던 것보다 훨씬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이후 우리는 함께 국제법을 수호하기로 결정했고, 이탈리아가 처음부터 그 역할을 수행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멜로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더 정교한 무기를 지원하는 것이 확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에 부드럽게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일부 주장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세계 전쟁을 멀어지게 할 뿐, 전쟁을 더 가깝게 만들지 않는다"며 "평화를 믿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대의의 첫 번째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접근 방식은 중국에 대한 이탈리아의 정책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도 그녀에게 LGBTQ 권리에 대해 묻지 않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멜로니 총리의 소속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은 2차대전 이후 등장한 신(新)파시스트 세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마테오 살비니,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등 대표적인 친푸틴 인사들과 연정을 꾸려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우려를 샀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당시 "여러분은 방금 그 선거에서 이탈리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멜로니 총리는 이민과 성소수자 권리 등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며, 독일이나 프랑스 정상보다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성향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취임 초반 우려와 달리 멜로니 총리는 지난 2월2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지지를 약속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서양위원회의 유럽센터 선임연구원인 발보나 제넬리는 멜로니 총리 취임 초반 서방의 평가는 잘못됐다며 "멜로니 총리의 행동은 대서양 횡단 관계에 대한 가치에 기반한 헌신을 분명히 보여주었다"며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 적극적인 역할부터 실용적인 방위 산업 협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에서 미국의 강력한 파트너"라고 분석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는 일부 사안에 대해선 의견이 다르다. 멜로니 총리는 밀라노 정부에 동성 부부가 입양한 아이를 가족드로 등록하는 걸 중단하도록 압박했다. 이탈리아 의회는 게다가 대리모 출산을 '보편적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에 대한 입법 절차를 시작했다.

전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탈리아 극우파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견해를 묻는 말에 "이탈리아 국민은 그들의 정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존중한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의하고 있다. 2023.07.27/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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