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유족 “고통 준 학부모 확실히 조사해주시길…”

"모든 학부모·교사 전수조사 원치 않아"
고인 생전 사진 올리며 “포기하지 않을게”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알려진 교사의 유가족 측이 “특정 학부모와 관련인에 대해서만 확실한 조사를 해주시길 원한다”고 말했다.

고인의 사촌 오빠인 A씨는 지난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모든 교사와 학부모를 불러 전수조사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A씨는 “동생이 생전 카페에서 이야기했을 때 본인을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준 학부모님들 이야기를 하며 고마움을 표현했었다”며 “모든 학부모를 조사하고 지치게 하는 건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학부모님들 또한 동생에게는 든든한 우군이었다”면서도 “단, 문제를 일으키고 동생과 다른 학생들, 다른 교사들에게 고통을 가한 학부모님과 관련자에 대해서만 확실한 조사를 해주시기를 원한다”고 간청했다.

숨진 서이초 교사의 유족이 공개한 고인의 생전 모습. (사진=유가족 네이버 블로그)

서이초 교사들의 전수조사와 관련해서도 “동생은 많은 동료 선생님들을 좋아했고 존경했다”며 “관련도 없는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걸 본다면 동생은 하늘에서도 괴로워할 거다. 수사에 따라 정말 필요하거나 친했던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해당 인원만 조사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A씨는 유가족 측이 조사하고 알아본 내용과 경찰 발표가 다르지 않았으면 한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않고, 내 동생이 왜 교실 내부 1평 남짓한 준비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확실히 조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자신이 해야 될 모든 일을 다 끝내놓은 동생이 다른 선생님들이 퇴근하는 동안 기다리며 몇 시간 동안 끊임없이 고민하고 난 후 왜 준비실로 걸어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지 확실히 조사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씨는 글 마지막에 고인의 생전 사진을 올리며 “포기하지 않을게”라고 적었다.

이준혁 (leej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