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흔들리는 공공 병원…수탁기관, 바보 아닌데 적자 보며 왜 운영하나?”
"공공병원 위·수탁 기관 변경 때마다 고용 불안...병원 측, 바보 아니고 적자 날 것 알면서 왜 운영하나"
"병원 측, 파업 장기화 속 환자 전원·퇴원 안내문 발송...공공의료 차질에도 광주시는 소극적 태도"
"공공병원 돈벌이 수단 전락 안 돼...지자체 직접 운영 어렵다면 공공의료 적자는 광주시가 보전해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박가연 광주 시립 제1요양정신병원지부 비상대책위원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uCeYbq3bfRg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광주 시립 제1, 2 요양병원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무기한 집단 단식까지 돌입하면서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박가연 광주 시립 제1 요양정신병원지부 비상대책위원장 연결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또 노조 측의 주장은 무엇인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가연 광주 시립 제1 요양정신병원지부 비상대책위원장 (이하 박가연):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오늘로 며칠째 파업 중이신 것인가요?
◆ 박가연: 시간이 정말 빠르더라고요. 벌써 44일 파업 중입니다.
◇ 윤주성: 제1 요양병원이 44일째고요.
◆ 박가연: 제2 시립 같은 경우에는 22일째 파업 중입니다.
◇ 윤주성: 지난 24일부터는 단식 농성도 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습니까?
◆ 박가연: 맞습니다. 저희가 파업이 처음인데 뉴스에서만 보던 단식을 설마 저희가 할 줄 몰랐고 현재 단식 투쟁 4일 차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행정원장은 출퇴근하는 단식이 어디 있냐"면서 조합원들을 조롱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단식하시는 분들은 지금 병원 로비에서 주무시면서 집에도 못 들어가고 계시는데 그런 막말을 하시니 너무 속상하고 슬펐습니다.
◇ 윤주성: 지금 몇 분이 일하고 계시고 몇 명 정도 파업에 동참하고 계신 것인가요?
◆ 박가연: 지난 2월 1일부터 빛고을재단이 위탁 운영을 하면서 퇴사자가 3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퇴사가 반복돼서죠. 정확한 인원 파악이 어렵고 현재 파업에 나온 인원은 40여 명 정도 됩니다.
◇ 윤주성: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 청취자들을 위해서 시립 요양병원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그 운영 체계부터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 박가연: 광주에는 현재 3개의 시립 병원이 있습니다. 광주 시립 제1 요양정신병원과 광주 시립 제2 요양병원. 그리고 호남권역 재활 병원 이렇게 세 곳이 있는데 이 세 시립병원에서는 시에서 시설과 장비에 관련된 모든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즉 건물은 광주시가 지어주고 운영만 위탁하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광주 시민분들의 세금으로 병원이 만들어졌습니다.
◇ 윤주성: 그런데 운영은 다른 민간 기관에서 맡아서 하는 방식이군요?
◆ 박가연: 네. 운영만 위탁을 체결해서 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지요.
◇ 윤주성: 현재 광주시가 제2 요양병원을 운영할 수탁 기관을 선정하기 위해서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과정이고요?
◆ 박가연: 네. 맞습니다. 7월 31일로 전남대가 하고 있던 위탁 기간이 끝날 예정이므로 수탁 기관 공모 절차를 진행하였고 정원의료재단이 수탁 기관 응모를 하여서 적격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정원의료재단은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에 연루된 재단이고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아 노동조합 측에서 이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하자 수탁을 포기하였고 현재 다른 수탁 기관이 나오지 않아 "광주시에서는 전남대병원에 재위탁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노조 측이 파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동안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박가연: 현재 빛고을재단은 영양제 및 연고 가격이 두세 배 이상 기존 가격에 비해 올랐고 입원비도 올랐습니다. 또 교섭 자리에서 "바보도 아니고 적자가 날 것을 알면서 왜 위탁 맡았겠냐"고 이야기를 하며 "자신들은 사업을 하러 왔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심지어 저희 병원에 계신 환자분들은 보호자들이 버려서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라며 저희 환자분들을 향한 인격 모독적인 말까지 하였고 이렇게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재단이 공공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으며, 또 민간 요양병원에서는 병동에 간호사가 근무하지 않는 시간대가 있어 의료 공백이 생기고 환자분들이 위험해집니다. 또 환자분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식사조차 잘 챙기지 못하고 도리어 "환자분께서 식사를 안 하시니 10만 원짜리 영양제 맞아야겠다"고 보호자 분들께 호객 행위도 합니다. 그렇지만 공공요양병원에서는 입맛이 없다고 하면 보호자 분이 가지고 오셨던 바나나나 간식이든 뭐든 으깨서라도 한 숟갈이라도 더 드실 수 있도록 노력을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5만 원, 10만 원 하는 영양제 맞으라고 권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민간 요양병원보다 인력과 근무 조건이 낫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에서는 현재 인력과 근로 조건을 유지해야 공공병원이 유지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는 현재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고 무엇이 광주시가 추구하는 공공의료인지 환자들의 인권이 어떻든 보호자들이 부담이 되든 말든 돈만 벌면 되는 것이 광주시가 원하는 공공의료인지 답답하고 이렇게 의료의 공공성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지금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이렇게 공공병원의 운영을 맡을 위·수탁 기관이 바뀔 때마다 노동 환경이 바뀌게 되는 것인가요? 그래서 지금 반발하고 계신 것인가요?
◆ 박가연: 네. 저희가 현재로서는 "위탁이 변경될 시 단체 협약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항목 조항이 없기 때문에 위·수탁이 바뀔 때마다 저희 근로 조건이 바뀔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까 지금 앞에서 이야기드렸지만 이 바뀐 부분들 때문에 퇴사자가 30여 명 정도 발생을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럴 경우에 간호에는 연속성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봤던 환자를 내가 어떤 상태가 평균의 상태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환자의 무드나 건강 상태가 바뀌었을 때 그것에 대해서 바로바로 체크를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퇴사자가 있고 근로 조건이 안 좋으면 당연히 많은 사람이 입사를 하더라도 금방 그만두다 보니 간호의 연속성이 무너지고 있고 이러한 부분들이 환자분들한테도 너무나도 악영향으로 끼치기 때문에 저희가 이런 부분들을 공공의료를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보장을 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 윤주성: 그렇지만 위탁 운영 기관은 병원이 적자에 시달리다 보니까 너무 어렵다. 그래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그런 입장인 것 같은데요. 맞습니까?
◆ 박가연: 맞습니다. 그래서 "광주시에서 직영을 해야 하고, 직영이 어렵다면 광주시가 적자를 보전해야 공공성이 지켜진다"고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적자 보전 없이 알아서 운영하라"고 하는 것은 공공병원의 사유화, 즉 민영화시키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절대 되지 않습니다. 광주 시립 요양정신병원은 공공병원입니다. 지금 노동조합은 외래를 활성화하거나 각 병동별 특화 사업을 하는 등 해결 방안을 여러 가지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병원에서는 임금 삭감 및 비급여, 입원비 인상과 같은 직원과 환자, 보호자 모두에게 부담되는 방식으로 해결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재 저희는 파업을 하고 있고 그래서 "공공병원은 지방정부나 중앙정부가 직접 운영해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 윤주성: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진료 공백이나 차질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요. 제2 요양병원 측은 정상적인 진료가 어렵다고 판단해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해달라는 안내문까지 보냈다면서요?
◆ 박가연: "2 시립 같은 경우에는 모든 환자를 전원 조치한다"고 이야기했고 저희도 파업을 하고 초반에 거의 30~50명의 환자들이 전원 조치가 되었습니다. 사실 의료에 공백이 생기는 것은 저희도 가장 우려를 하고 있는 부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선생님들이 얼른 업무 복귀를 하고 계시고 싶으나 공공의료가 무너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환자분들과 보호자 분들을 위해서라도 저희가 포기할 수 없고 저희도 얼른 복귀해서 예전처럼 환자분들을, 저희 부모님처럼 가족처럼 대하고 모시고 케어하고 싶습니다.
◇ 윤주성: 옮겨 갈 병원을 찾지 못해서 불편을 겪는 보호자나 환자는 없습니까?
◆ 박가연: 그런 분들의 경우 최대한 병원을 지정해서 "이쪽 병원으로 한번 가보시는 것이 어떠냐" 이렇게 안내를 드리고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광주시청에서 보육 대체교사 점거 농성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역 공공 서비스 영역의 노사 문제에 대해서 광주시 입장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박가연: 보육 대체교사와 공공병원 문제는 공공의 영역입니다. 돌봄과 의료는 당연히 공공의 영역이 되어야 되고 특히 의료의 경우 광주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돈벌이가 돼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시장 논리로 접근하는 광주시의 행동이 의료인으로서 마음이 아프고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5.18의 도시, 인권의 도시 광주시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다고 봅니다.
◇ 윤주성: 노조의 파업이 이렇게 장기화하고 있는데 그동안 광주시는 중간에서 중재를 하거나 어떤 대안을 제시하거나 이런 적극적인 개입은 없었습니까?
◆ 박가연: 지금 파업이 44일 진행되는 동안 단 세 차례 시를 만날 수 있었고 이것도 "노동조합이 시청 로비에 가서 우리 만나고 싶다, 파업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강하게 만남을 요청하여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 차례 이루어진 대화 자리에서 "광주시는 노사 문제이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다음 달 3일 민관협치협의회 주최로 광주 시립 요양병원 갈등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린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가연: 공공병원의 정체성 그리고 필요성과 가치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든 언제나 아플 수 있기 때문에 의료는 더 이상 돈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공공의 영역이 되어야 하고 또 다른 곳도 아닌 공공병원에서 발생하는 공익 적자, 즉 착한 적자의 경우 "광주시가 책임지는 방향에서 해법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광주시가 구체적으로 어떤 해법을 내놔야지 파업이 마무리되고 의료가 정상화될 수 있는지, 광주시가 어떤 해법을 내놔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박가연: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은 늘 비슷한데 첫 번째가 공익 적자 즉 착한 적자를 광주시에서 보전할 수 있도록 해야 것이 먼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두 번째는 지금 현재 근무하고 계시는 직원분들이 동일한 시간,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으니 동일한 인력과 대우를 해달라는 내용, 즉 단체 협약을 승계하는 조항을 넣어달라는 것입니다.
◇ 윤주성: 아무쪼록 노조의 요구가 일정 부분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돼서 파업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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