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5회' 차량 압수영장 발부…서울 첫 사례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차량 두대 부딪혀
압수영장 한 차례 기각…재청구 끝에 발부
몰수 절차 예정…구속영장 신청 검토

상습 음주운전자 압수 차량. 사진=서울 서초경찰서

[파이낸셜뉴스]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는 등 상습 음주운전을 한 40대 남성 차량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에서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 차량 압수를 집행한 첫 사례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음주운전 상태에서 차량 두 대를 친 A씨(42) 소유 차량에 대한 압수영장을 지난 25일 청구해 법원이 이날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3일 오후 9시 41분경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고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노상주차장에서 이면도로로 진입하다 주차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 정차 중인 트럭 마이티와 차례로 부딪혔다.

경찰은 사고 직후인 오후 9시 42분경 "상대방의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112 신고를 접수 받고 출동, 음주 사실을 확인 후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91%로 만취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경부터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음주운전으로 지금까지 총 5차례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다. 2010년 4월 한 차례 음주 사고를 낸 이후 2012년, 2016년, 이달 등 단순 음주로 3차례 적발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음주운전 측정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 당시에도 A씨는 무면허 상태였다.

도로교통법 제148조2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인 상태로 운전한 경우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무면허 운전의 경우 1년 이하의 금고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경찰은 사건 다음 날인 지난 14일 압수영장을 법원에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지난 20일 한 차례 기각한 바 있다. 이후 경찰은 지난 25일 영장을 재청구했고 이날 0시 26분 영장이 발부돼 오전 10시 20분 압수영장을 집행했다.

윤재남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하고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중대 음주운전 범죄 차량에 대해 압수 및 몰수 방안을 포함한 '음주운전 근절 대책'을 지난달 28일 검찰과 함께 발표한 바 있다.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 원칙적 구속수사, 운전자 바꿔치기·방조행위 적극 수사 등이 대책에 포함돼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지난 4일 경기 오산시에서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20대 남성 운전자의 차량이 처음으로 압수된 데 이어 이번 사고 차량이 두 번째로 압수됐다.

경찰은 수사 종료 후 압수 차량과 수사 서류를 검찰에 송치한 뒤 법원 판결을 통해 몰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경찰 관계는 "피의자 조사 완료 및 피해자의 견적서·진단서를 접수받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