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전세사기…숨진 ‘청년 빌라왕’ 공범 78명 추가 적발

공인중개사만 26명 연루…중개보조원·컨성팅 업자 등 대거 적발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인 뒤 숨진 이른바 '청년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100억원대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범 70여명이 경찰에 추가로 적발됐다. 공범 대부분은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이었다.

28일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에 따르면, 부동산 컨설팅 업자 A(47·남)씨 등 78명이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 중에는 공인중개사 26명과 중개보조원 51명도 포함됐다.

앞서 경찰은 바지 임대인 B(27·남)씨 등 주범 4명을 지난 달 먼저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이번에 입건된 A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인천과 서울 일대에서 세입자 74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06억7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자신의 돈을 들이지 않고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수도권 주택 119채를 사들였다. 이후 실제 매매가보다 20%가량 높은 가격으로 전세보증금을 받고는 임차인들에게 이를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 등 부동산 컨설팅 업자들에게 매매 계약서에 쓸 명의를 빌려주고는 6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주택을 사들일 때 발생한 취득세 등 각종 비용은 컨설팅 업자들이 대신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바지 임대인 C(사망 당시 27세·여)씨 역시 B씨와 같은 방식으로 인천에서 주택 66채를 사들여 청년 빌라왕으로 불렸다. 그는 지난해 12월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의혹을 받던 중 숨졌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인 C씨가 사망한 상황에서도 철저히 수사를 이어나가 배후에 있던 공범들을 모두 적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