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필승조→재활→두산 플레잉코치까지…굴곡 가득했던 야구 인생 "후배 성장 도와줘서 응원 보답할게요"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적성에 맞는 거 같아요. 너무 재미있어요."
김지용(35·두산 베어스)은 최근 불펜장에서 서있는 날이 많아졌다. 전반기까지 등판을 위해 불펜 마운드를 밟고 몸을 풀었다면, 이제는 불펜장에서 선수들의 피칭을 지켜봤다.
김지용의 '야구 역사'는 프로 선수가 겪을 수 있는 희노애락을 모두 담았다.
중앙고-강릉영동대를 졸업한 그는 2010년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전체 65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위라운드 지명. 김지용은 "아마추어 때에는 야구를 정말 못했다. 프로 유니폼 한 번 입는게 소원이었다"라며 "그런데 10년 넘게 유니폼을 입었으니 큰 소원을 이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입단 첫 해 1군 마운드를 밟았지만, 부상이 따랐다. 어깨 부상이 찾아왔고, 다시 1군에 올라온 건 2015년이었다.
한 차례 큰 산을 넘었던 그는 조금 더 '강한 투수'가 됐다. 2016년 51경기 출장해 63이닝을 던졌고, 3승4패 17홀드 평균자책점 3.57의 성적을 남기면서 LG의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
2017년 8홀드, 2018년 13홀드를 기록하는 등 김지용이 없는 LG 허리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팔꿈치가 문제였다. 2018년 후반기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결국 2019년을 쉬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후배들은 치고 올라왔고, 입지가 좁아졌다. 2021년 결국 더 많은 기회를 받기 위해 구단에 '방출 요청'을 했다.
재취업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LG에서도 코치로 생각했을 정도로 성실함은 인정받아왔다. '잠실 라이벌' 두산이 김지용에게 손을 내밀었다.
2022년 김지용은 승리 한 개를 더했다. 개인 통산 14승 째. 패배가 14개가 있던 그는 승리와 패배 숫자를 똑같이 맞췄다.
두산에 뛰는 동안 김지용은 선수 생활 마무리를 준비했다. 그동안 생업으로 바쁜 부모님은 원정길마다 초청했다.
뜻밖의 선물이 기다렸다. 2023년 선수 게약을 한 것. 스프링캠프도 동행했다. 몸상태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됐지만,나이가 있는 만큼 구위가 올라오지 �訪年�.
현역 선수로서의 고민이 이어졌던 상황. 구단은 김지용에게 '플레잉 코치'를 제안했다. 등록도 선수가 아닌 '선수 겸 코치'로 됐다. KBO는 "이례적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퓨처스 불펜장에서 후배 투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김지용은 "정말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이전에는 선배였던 만큼, 알려주고 싶었던 부분이 있어도 코치님들이 게시니 조심스럽고 선을 넘지 않게 됐다. 모른 척 하고 간 적도 있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알려줄 수 있어서 편하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로 함께 등록돼 있지만, 이제는 코치직 제안은 이제 '은퇴'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지용도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다. "캠프까지 다녀왔는데 구위가 생각보다 안 올라왔다. 1군에서 타자와 사울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이대로는 안 될거라고 생각하고 선수가 끝나면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먼저 지도자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두산은 코치 김지용에게 '김지용 자체'를 바랐다. 워낙 성실했던 만큼 그 모습 자체로도 후배들이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었다. 아울러 굴곡있는 그의 야구 인생 자체는 후배들의 마음을 잘 읽을거라는 생각이었다. 김지용도 "프로팀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거 같다. 1군에서 필승조도 해봤고, 올스타전도 나가봤다. 또 재활에 수술까지도 해봤다"고 말했다. 권명철 두산 코치는 "김지용의 경험했던 게 후배들에게는 또 하나의 노하우로 전달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또 김지용도 후배들 마음을 그만큼 잘 이해할 거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선배 코치들도 김지용에게 지도자로서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달하고 있다. 김지용은 "코치님들께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있다. 지금은 정재훈 코치님께 모르는 부분을 다 여쭤보고 있다"라며 "두산에 온 지 2년 밖에 안됐는데 10년 있던 팀처럼 편하다"고 고마워했다.
김지용은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공부도 많이 해야하고, 특히 막내 투수들과는 15살 이상이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 지도 찾아봐야할 거 같다"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써야 해서 더 바빠지기는 했지만, 적성에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선수의 끝과 코치의 시작. 김지용은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고마움도 전했다.
김지용은 "부모님께 감사하다. 그동안 야구선수로서 이렇게 키워주셔서 감사했다. 또 지금까지 아구선수의 아내로서 육아도 하고, 많이 도와주면서도 자신의 일까지 해서 고생이 많았다. 아내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아울러 두산 팬에게는 약속을 전했다. 그는 "선수로서 두산에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거 같아서 죄송하다. 이제 후배들이 좋아지는데 힘을 보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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