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억 증발' 외국인 농사 실패 인정한 롯데…'각성·수혈' 후반기는 다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성격들이 좋아요. 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전준우가 새로 합류한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 타자 니코 구드럼의 활약을 기대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3인이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절반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 베어스가 대체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을 영입한 효과로 최근 11연승을 달리며 6위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롯데가 후반기 5강 싸움을 이어 가려면 두 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롯데는 28일 현재 시즌 성적 41승42패로 5위에 올라 있다.
전반기는 롯데의 외국인 선수 농사는 냉정하게 실패였다. 투수 찰리 반즈와 댄 스트레일리, 타자 잭 렉스까지 3명 모두 재계약 선수로 결과가 더더욱 뼈아팠다. 반즈와 렉스는 지난해 처음 계약해 검증을 마친 상태였고, 스트레일리는 2020년부터 무려 4시즌째 함께하는 에이스였기에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마주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부진했던 스트레일리와 부상 회복이 필요한 렉스를 방출하면서 두 선수의 몸값 총액인 230만 달러(약 29억원)를 날렸다.
거액을 안긴 외국인 둘을 보내고 영입한 새 얼굴이 윌커슨과 구드럼이었다. 윌커슨은 35만 달러, 구드럼은 40만 달러를 받았다. 롯데는 75만 달러(약 9억원) 추가 지출을 감수하며 6년 만에 가을야구에 사활을 걸었다. 롯데는 2017년을 끝으로 하위권만 전전하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방출 위기에서 벗어난 반즈는 후반기 들어 각성했다. 전반기 16경기에서 5승6패, 82⅔이닝, 평균자책점 4.57에 그쳤는데, 후반기는 2경기에서 2승, 12⅔이닝, 평균자책점 0.71로 맹활약하며 롯데가 남긴 이유를 증명했다.
반즈는 "(스트레일리의 방출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할 일을 했다. 신경 써야 할 문제도 아니었다. 전반기 기복에 매우 화가 났는데, (후반기) 2연승으로 조금이나마 풀린 것 같아 기분 좋다.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고 타자들과 볼카운트 싸움에서 앞서 나가는 게 중요했다. 지금 순위가 얼마나 빡빡한지 잘 알고 있어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윌커슨과 구드럼은 실력과 성격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윌커슨은 26일 잠실 두산전에 데뷔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7-2 승리를 이끌며 팀의 3연패를 끊었다. 6이닝 100구 이상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 필요는 있지만, 합격점을 받을 만한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좋은 첫 등판이었다. 날카로운 모습도 보여줬고,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양쪽 다 제구가 됐다. 변화구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투구 수는 차차 늘리면 될 것 같다. 다음 등판 때 90~95구 정도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구드럼은 6경기에서 타율 0.208(24타수 5안타), OPS 0.613, 2타점을 기록하며 한국 투수들에게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폭발력은 아직이지만, 3루수와 외야수로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서튼 감독이 라인업을 조금 더 다양하게 짤 수 있는 선택지를 안겼다.
서튼 감독은 "경기 수가 많지 않고 적응이 필요한 기간이다. 변화구 대처도 나쁘지 않고, 강한 타구가 상대 수비에 막히기도 했다. 좋은 질의 타구를 계속 만들고 있고, 변화구로 라인드라이브를 계속 만들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롯데 선수들은 새 외국인이 빨리 적응해 함께 가을야구 티켓을 확보하길 바랐다. 전준우는 "두 선수가 활발하진 않다. 조용한 성격 같은데 잘 융화되고 모나지 않아서 막 도와주고 싶더라. 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며 "우린 항상 더울 때 힘을 내는 팀이었다. 더우면 선수들이 더 집중력을 보이는 팀이니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며 여름 안에 반등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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