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정제마진 개선에 하반기 반등 예상…SK온 흑자 ‘눈앞’(종합)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석유사업 4112억 적자
배터리사업 3447억→1315억 적자 폭 크게 줄여
고유가에 정제마진 반등 시작…IRA 수혜 본격화
"전기차 성장 둔화에도 북미 견조한 수요 자신"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 정제마진 하락으로 주력 부문인 석유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전분기까지만 해도 3000억원대의 적자를 내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면서 석유사업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는 평가다. 하반기 전망은 양대 사업 모두 긍정적이다. 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한편,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SK온의 첫 흑자 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28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8조7272억원, 영업손실 10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특히 석유사업은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6860억원 하락한 4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정유사 수익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지난해 2분기 20달러 후반대를 기록하기도 했던 정제마진은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2분기 내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인 4~5달러대에 머물러 있었다. 4월에는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팔아도 사실상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화학사업의 경우 시황 악화 속에서도 전분기 대비 613억원 증가한 170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윤활유사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감소 요인으로 마진이 개선되며 전분기 대비 7억원 개선된 259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유가와 가스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453억원 감소한 682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자회사 SK온이 출범한 2021년 4분기 이래 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3조69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31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를 2100억원가량 줄였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금액 1670억원이 1분기 금액까지 모두 2분기에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영업손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석유사업 시황에 대해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 완화와 드라이빙 시즌 여행 수요 회복에 따른 휘발유·항공유 등 석유 제품 수요 증대 효과, 아시아 지역 정기보수 시즌 진입에 따른 석유제품 수급 개선으로 정제마진의 점진적 상승을 예상했다. 실제 7월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6.8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화학사업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에 대해 10월 중국 국경절 수요 등의 영향으로 점진적 개선을 전망했다. 파라자일렌(PX)은 중국 대형 PX 설비 재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로 보합세의 스프레드(마진)를 예상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 공장 가동률을 대부분 회복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PX는 2분기 초반 가동률이 낮았으나 지금은 거의 풀(Full)가동하고 있다”며 “PE와 PP는 상반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보다 더뎠고 역내 신증설로 공급이 증가해 가동률을 하향 운영하다가 현재는 재고를 어느 정도 소진해 100%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은 SK온의 주력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AMPC 수혜액이 상반기 대비 대폭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미국 연간 판매량은 10~15기가와트시(GWh)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판매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미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사 확보를 추진하고 기존 고객과의 추가 물량 협의 (미국향) 신규 완성차 제조사(OEM)를 대상으로 물량 수주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SK온은 성장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럽이나 중국과 달리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CFO는 “유럽과 중국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나 SK온 수요 둔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두 배 증가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미래에너지 투자 관련 신사업 영역별 사업화 배경과 시장 전망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공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포트에서 2026년까지 1조790억원을 미래 에너지 기술과 사업에 투자한다는 중기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에너지 관련 유망기술을 보유한 기업인 아모지(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펄크럼 바이오에너지(폐기물 가스화 통한 합성원유 제조), 에어레인(가스 분리막 전문) 등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투자금은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한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최근 시장에서 불거진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 관련 “유상증자 결정으로 야기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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