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이스라엘… S&P “삼권분립 훼손, 경제에 악영향”

이현욱 기자 2023. 7.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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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초강경 우파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조치를 반대하는 시위가 재개됐다.

사법부 무력화 법안 반대 단체 중 하나인 '카플란 저항 운동'은 "새로운 독재 법에 맞서 우리는 싸움을 강화하고 계속해야 한다. 모두가 거리로 나와 이스라엘을 민주주의로 되돌리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조치에 이스라엘의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커지면서 시민들의 탈이스라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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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률 급락 경고
2022년 6.5% → 올 1.5%전망
국민 4명 중 1명은 “이민 고려”
시위대 ‘성전파괴일’에 거리로
“독재 맞서 민주주의 되찾겠다”
경찰 “엄정 대응”… 후폭풍 지속
집회 장소로 향하는 시민들 27일 이스라엘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수도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북을 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대는 로스차일드 거리에서 집회 장소인 카플란 거리까지 행진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초강경 우파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조치를 반대하는 시위가 재개됐다. 시위는 사법 정비 입법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심사가 열리는 9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스라엘의 정국이 소용돌이에 빠져들면서, 이스라엘 국민 4명 중 1명은 이민을 고려하고 있고 올해 이스라엘 경제성장률이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이스라엘 방송 채널13에 따르면 ‘성전파괴일(동예루살렘에 세워졌던 제1·2 유대 성전이 파괴된 것을 애도하는 날)’인 이날 낮 동안 금식한 수천 명의 시민은 저녁부터 수도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 정비 입법을 규탄했다. 이들은 로스차일드 거리에서 집회 장소인 카플란 거리까지 행진했다. 사법부 무력화 법안 반대 단체 중 하나인 ‘카플란 저항 운동’은 “새로운 독재 법에 맞서 우리는 싸움을 강화하고 계속해야 한다. 모두가 거리로 나와 이스라엘을 민주주의로 되돌리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폭력을 배제한 민주적 시위를 진행하겠다며, 경찰의 폭력적 대응이 있으면 영상으로 기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경찰 당국은 경관들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사회 기반 시설을 훼손하는 시위자들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조치에 이스라엘의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커지면서 시민들의 탈이스라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채널13이 사법부 무력화 법안이 통과된 다음 날인 25일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체 국민 중 28%가 ‘해외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채널13은 이스라엘 내 지속적인 대규모 시위, 안보와 경제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이스라엘 경제 전망도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삼권분립 훼손 등 민주주의 위기가 이스라엘의 중기적인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핵심 무역 대상인 유럽 및 미국과의 거래에서 약한 성과를 유도할 것”이라며 “더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유발해 올해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6.5% 대비 크게 둔화한 1.5%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 25일 “사법 정비가 이스라엘의 경제와 안보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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