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불러놓고 말 아낀 김정은…연설 마이크 왜 안 잡나

김지헌 2023. 7. 2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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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외 메시지 발표에 적합한 상황을 잇달아 흘려보내면서 어떤 연유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전날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북한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은 국방상 강순남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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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군인들 판 깔아준 듯…대외 메시지, 결국 김정은 입에서"
북한, '전승절 70주년' 야간 열병식 개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2023.7.28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외 메시지 발표에 적합한 상황을 잇달아 흘려보내면서 어떤 연유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전날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북한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은 국방상 강순남이 맡았다.

강순남은 "우리의 무력행사가 미국과 '대한민국'에 한해서는 방위권 범위를 초월하게 될 것", "핵전쟁이 일어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떻게 일으키는가 하는 것이 문제" 등 수위 높은 발언을 던졌다.

하지만 최고지도자가 아닌 각료의 발언인 까닭에 무게감과 위협 정도는 현저히 낮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뿐 아니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한 담화·오찬·연회에서도 공개 보도상 말을 아낀 것은 물론 전쟁 70주년 기념보고대회에서까지 리일환 당 비서에게 연설 마이크를 넘겼다.

김정은은 집권 후 이번까지 총 14회 열병식 중 5번만 직접 연설에 나섰기에 열병식 연설 생략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 등 전승절 행사는 러시아 국방장관과 중국 국회부의장 격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초청해 70주년을 기념하며 치른 것이기에 침묵이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중러 결탁 강화라는 국제정세와 관련한 대미·대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상당했음에도 직접 발언은 일절 전해지지 않은 것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6월 18일 마무리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때도 김정은의 발언 여부나 내용을 전하지 않았다. 김정은 집권 이후 전원회의에서 그의 발언이 보도되지 않기는 당대회와 시기가 겹친 경우를 제외하면 처음이었다.

북한, '전승절 70주년' 야간 열병식 개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2023.7.28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김정은이 '묵언수행'이라는 이례적 행보를 보이고는 있지만, 조만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은 같은 방식을 계속 반복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이번 열병식 관련 보도의 메시지는 대체로 대내용으로 보이고, 결국 대외 메시지는 김정은의 입을 통해서 나올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래 시도 중인 나름의 '정상국가화' 움직임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이번 열병식은 군인들이 행진하면서 전쟁을 기리는 행사인 만큼 국방 수장에게 발언권을 주는 모습을 연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 교수는 "'전승절' 기념일이기 때문에 군부의 책임자에게 입장을 밝힐 기회를 주는 형태였을 수 있다"며 "군인들이 스스로 대미 성전을 (북한이 주장하는) 승리로 이끈 것을 축하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 역대 북한 야간열병식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에 중국 및 러시아 대표단과 나란히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중국 대표단 단장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다.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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