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이젠 ‘지구 열대화’ 시대 … 온난화란 말론 부족”

김현아 기자 2023. 7. 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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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지구 열대화'의 시대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7월이 기록상 가장 '뜨거운 달'이 됐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 같은 경고는 WMO가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관측 결과를 공개한 이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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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에 “즉각 대응” 경고
“기후변화로 전세계 끓고 있어
지구 재앙, 인간이 책임 져야”
WMO “올7월 역대 가장 더워”
폭염에 그리스 산불 하루 61건
이집트도 뜨겁고…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고 밝힌 27일 이집트 휴양지 후르가다에서 한 소녀가 물에 머리를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지구 열대화’의 시대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7월이 기록상 가장 ‘뜨거운 달’이 됐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인류가 가장 더운 시기를 겪고 있다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의 분석 결과가 잇따른 데 따른 것으로, 그는 각국 정부에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즉각 대응에 나서라고 경고했다.

CNN·가디언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끔찍한 기후 변화가 시작됐다.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지역이 ‘잔인한 여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지구가 ‘온난해지는’ 수준이 아니라 “끓고 있다”며 “이는 지구 전체의 재앙으로, 분명히 ‘인간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로 제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최악의 기후 변화’를 막는 것은 여전히 가능한 일”이라며 회원국이 즉각적으로 기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도 푹푹 찐다 한낮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치솟는 덥고 습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휴대용 선풍기 등으로 햇볕을 가리며 출근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구테흐스 총장의 이 같은 경고는 WMO가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관측 결과를 공개한 이후 나왔다. WMO는 이날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 데이터를 분석하고 “올해 7월 1∼23일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이달 첫 3주가 지구가 가장 더웠던 3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가장 더운 달이었던 2019년 7월 16.63도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7월 전체적으로도 같은 기조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올해 7월에 세계 인구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 변화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의 후과는 이미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 이날 그리스 중부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산불이 번지며 공군 탄약고에 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그리스에서는 유명 휴양지 로도스 섬에 이어 거의 매일 전국에서 새로운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전날(26일) 하루 접수된 신고만 61건에 달한다.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 튀르키예 등 지중해 연안국에서도 산발적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기온이 50도에 육박한 북아프리카 알제리와 튀니지도 마찬가지다. BBC에선 산불로 알제리, 이탈리아, 그리스에서만 4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일본 오사카(大阪)의 이날 낮 최고기온도 39.8도까지 오르며 아시아권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폭염 위험 경보 발령을 요청했다”며 “이를 통해 근로자들을 고온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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