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 강행

“풍부한 경험 리더십…국정과제 추진 적임자”
이재명 “MB 방송탄압 상징…상상도 못할 일”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이동관(사진)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내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언론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인간관계 리더십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 통신 국정 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 참석해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복원, 자유롭고 통풍이 잘되고 소통이 이뤄지는 정보 유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먼저 총력을 기울이려 한다”며 “과감한 규제혁신, 정책 지원을 통해서 한국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또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제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NHK 국제방송처럼 국제적으로 신뢰받고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넷플릭스처럼 거대 콘텐츠 유통 기업이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 미래와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 방향에는 진보와 보수,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모두 그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며 가짜뉴스 대응을 예고했다.

이 후보자는 동아일보에 1985년 입사해 도쿄 특파원과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냈고 제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 공보특보로 합류한 뒤 이명박 정부에서 대변인 홍보수석 등 언론 홍보 사령탑을 역임했다. 이번 정부에서는 인수위 특별고문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윤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로 일해왔다.

아들의 과거 학교폭력 문제와 이명박 정부 언론 탄압 주역으로 거론되는 등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많은 만큼 야권의 반발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규탄 긴급기자회견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MB(이명박) 정권 때 방송 탄압의 상징 인물 아니냐”며 “국민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데도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을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일 같이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정권과 여당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다”며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하는 일마다 국민의 뜻에 어긋나고, 상식에 어긋나고, 법과 원칙에 어긋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내달 이뤄질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야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힐 전망이다. 다만 청문회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9월에는 이동관 체제 방통위가 출범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