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알고 반려하자 ‘고슴도치 편’
2023. 7. 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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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고요를 사랑하는 예민 보스고슴도치의 매력에 빠진 반려인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기보다는 적당한 관심과 접촉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고슴도치도 이런 성향이라 궁합이 잘 맞는다.
일반적으로 고슴도치는 동면을 하는데 반려 고슴도치에게 동면은 위험하다.
야생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준비하며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지만 매일 같은 양의 사료를 먹는 반려 고슴도치는 영양분을 저장해 둘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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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고요를 사랑하는 예민 보스
고슴도치의 매력에 빠진 반려인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기보다는 적당한 관심과 접촉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고슴도치도 이런 성향이라 궁합이 잘 맞는다. 고슴도치는 짖지 않고, ‘우다다’도 없고, 물건을 망가뜨리지도 않아 돌보기 수월하다. 하지만 성격이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해 자극이 많거나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는 적당하지 않다.
배려와 예의로 마음의 문을 열어보자
고슴도치는 경계와 낯가림이 심해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작고 연약한 몸으로 야생의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 때문으로, 섣부르게 만지려고 들었다가는 이빨에 물리거나 가시에 찔리기 쉽다. 고슴도치를 입양했다면 한 달 정도 기간을 두고 천천히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슴도치는 시력이 나빠 청각과 후각에 의존한다. 냄새를 활용해 ‘안전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관건. 처음에는 밥을 챙겨 주며 자연스럽게 손 냄새를 맡게 하고 양말이나 작은 옷가지를 고슴도치 집에 넣어 체취에 적응하도록 유도한다.
일주일쯤 지나면 조심스럽게 핸들링을 시도하는데, 고슴도치 배 아래로 손을 넣어 두 손 위로 올려 보는 것이다. 크게 거부하지 않으면 등을 쓰다듬어 보고, 고슴도치가 가시를 눕히고 몸을 맡긴다면 ‘너를 믿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후에는 꾸준하고 정기적인 접촉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최소한 하루에 30분씩은 접촉하고 말을 걸어 주며 함께 놀아 주어야 고슴도치와의 행복한 동거가 이어진다.
예민 보스인 고슴도치에게는 집의 위치도 중요하다. 늘 주위를 경계하느라 피곤한 고슴도치는 조용한 공간에서 한결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고슴도치의 집은 텔레비전이나 음향기기에서 멀찍이 배치하고, 외부 소음이나 직사광선이 많은 창가에서 떨어뜨려 주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어느 정도의 소음은 점진적인 노출 훈련으로 적응 가능하다.
매의 눈으로 건강 상태 살펴야
자연 상태에서 약자인 동물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습성 중 하나가 병을 숨기는 것으로, 고슴도치도 예외가 아니다. 고슴도치는 종양, 구강종양, 흔들림 증후군(WHS), 눈병, 진드기 감염, 자궁축농증에 잘 걸리는데, 아픈 내색을 않기 때문에 병이 꽤 진행된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반려인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수의사는 6개월 간격으로 건강검진을 받기를 추천한다.
고슴도치 집 온도를 22~26℃로 유지하는 일은 필수다. 온도에 민감한 고슴도치는 추우면 동면에 들어가고 더우면 열사병에 걸린다. 일반적으로 고슴도치는 동면을 하는데 반려 고슴도치에게 동면은 위험하다. 야생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준비하며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지만 매일 같은 양의 사료를 먹는 반려 고슴도치는 영양분을 저장해 둘 필요가 없다. 영양분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로 동면에 들면 에너지를 다 쓴 뒤 깨어나지 못할 수 있다. 고슴도치 배가 차고 행동이 느리고 몸을 말고 계속 잔다면 동면 신호다. 따뜻한 곳으로 옮겨 몸을 덥혀 주되 한 시간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거나 계속 잔다면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
온도 조절만큼 중요한 것이 운동 관리다. 고슴도치는 작은 체구에 비해 활동량이 많다. 야생이라면 하룻밤 동안 3~5㎞를 이동할 만큼 움직임이 활발한 편으로, 케이지 속 생활은 큰 스트레스일 수 있다. 또 동면을 대비해 영양분을 축적해 두는 습성이 있어 비만이 되기 쉽다. 고슴도치 집에 쳇바퀴와 장난감을 설치해 주고, 하루 한두 번은 집 밖으로 꺼내 운동을 시켜 주어야 한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0호(23.8.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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