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분양가, 인근 시세 넘어서나
공사비↑·분상제 완화…청약 열기도 한몫
전문가 "분양가, 시세보다 높아질 수도"
서울과 수도권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향후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사비가 오르고 분양가상한제가 완화하면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고분양가 속에서도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서울 청약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공급과 수요 측면 모두에서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분양 단지 인근 평균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인근 신축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거라는 전망이다.
분상제 완화·공사비 인상에 '분양가↑'
최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3분기 3052만원에서 이번 3분기(7월25일 집계 기준) 3930만원으로 올랐다. 1년 사이 서울 분양가가 평균 28.8%가량 오른 셈이다.
수도권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도 같은 기간 1623만원에서 2074만원으로 27.8%가량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 개별 단지 분양가 상승 체감 폭도 크게 오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하는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14억9000만원으로 옵션 등을 포함하면 15억을 웃돈다.
이는 올 초 '고분양가 논란'을 겪었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분양가보다도 한참 비싸다. 올림픽파크포레온 3.3㎡ 평균 일반분양가는 3829만원으로 전용 84㎡ 분양가가 12억~13억원에 책정됐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며 '10만 청약설'까지 돌았지만, 고분양가·부엌뷰 논란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1순위 당해지역 청약에서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 평균 3.69대 1 경쟁률에 그쳤다.
그러나 정부의 1·3 대책으로 부동산 규제가 완화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을 겪은 단지들이 속속 완판됐다. 정부는 당시 전매제한과 중도금 대출 규제 등을 완화했다. 무순위 청약의 무주택·거주지 요건도 폐지하면서 전국의 다주택자도 '줍줍'이 가능해졌다.
이에 이후 '고분양가 논란'을 겪은 경기 의왕시 인덕원 퍼스비엘과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 등도 속속 완판에 성공했다.▷관련기사: 광명·인덕원 '국평 10억'에도 수요자 몰린 까닭(6월1일)
지난 5월 인덕원 퍼스비엘 국민평형(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0억7900만원, 광명자이더샵포레나의 국민평형 분양가는 최고 10억4000만원이었다. 당시 비서울 지역에서 국민평형이 10억원을 넘기면서 흥행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지만 이른 완판에 성공했다.
시세 수준 분양가…"수요자 붙을까?"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가 급격히 상승했지만 수요자들이 따라붙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분양가는 더욱 오를 거라는 예측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2.49대 1에 불과했지만 이번 3분기(7월25일 집계 기준) 서울 청약 경쟁률은 평균 122.28대 1을 기록하는 등 크게 치솟았다.
최근 광명뉴타운 광명4구역을 재개발하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2억7200만원으로 책정됐다. 옵션 등을 합하면 국민평형이 13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앞서 분양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국평 최고 10억4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관련기사: [르포]광명 이 분양가 너무 비싼가?…견본주택 첫날 한산(7월21일)
전문가들은 흥행 여부까지는 확신할 순 없지만 사업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과 광명센트럴아이파크 분양가는 인근 시세 수준"이라면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프리미엄을 고려하는 실수요자들이 따라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건설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초기 완판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70% 정도만 팔려도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1·3대책으로 무순위 청약 규제가 완화면서 초기 미분양이 난다고 하더라도 전국 다주택자의 수요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나 더 오를까?…"시세보다 높게"
두 단지 분양가가 시장에서 소화된다면 향후 분양가는 인근 평균 시세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지해 팀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완화되면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가 자율화됐다"며 "내년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시세보다 높은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활황기에는 시세보다 높은 고분양가로 분양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07년과 2019년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일 당시 분양가상한제 도입 근거도 '높은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것이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기준 2016년 분양가는 시세 대비 3.3㎡당 124만원 비쌌다. 하지만 2017년 8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2017년 분양가는 시세 대비 3.3㎡당 117만원 저렴했다. 이후 편차(분양가-시세)는 △2018년(-40만원) △2019년(-543만원) △2020년(-1094만원) △2021년(-1502만원) 등으로 꾸준히 벌어졌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현재 분양가 상승 압력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면서 "자잿값과 인건비 등 전체적인 공사비가 다 오르고 있고 서울과 수도권의 청약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가가 오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020년 5월 118.49에서 지난 5월 150.29로 크게 올랐다.
김인만 소장은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분양가는 신축(준공 3년 이내) 아파트의 매매가격 수준"이라면서 "인근에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 선까지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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