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지명된 이동관 "가짜뉴스 전쟁" 언급… 질문은 '패스'

김대기 비서실장 "이 특보, 언론분야 경험과 인간관계, 네트워킹, 리더십 바탕으로 국정과제 추진할 적임자"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했다. 대통령실은 정치 중립성, 과거 방송장악 논란, 자녀의 학교폭력 무마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을 방통위원장 후보로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다 예측하신 대로 대통령께서 방통위원장으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를 지명코자 한다”며 “(이 특보는) 언론계에 오래 종사하신 그야말로 언론계 중진으로서 대통령실 대변인 홍보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언론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인간관계, 네트워킹, 리더십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통신분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이 특보는 직접 인사말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한다고 할까,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 시민단체가 모두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 저는 무엇보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복원, 자유롭고 통풍이 잘 되는, 소통이 이뤄지는 정보 유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먼저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했다.

▲2023년 7월28일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사진=대통령실

이 특보는 “우리가 언제까지 진영논리의 이해와 충돌을 빚는 패러다임에 갇혀 있을 순 없다고 본다”며 “세계 각국이 글로벌 미디어 전쟁이라고 볼 수 있는 치열한 환경변화 속에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각축하고 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방송통신 산업, 미디어 산업은 젊은 세대도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에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미래의 일자리 먹거리 창출에도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과감한 규제혁신 그리고 정책지원을 통해서 한국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의 NHK 국제방송 같이 국제적으로 신뢰 받고 인정 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하는 건 물론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거대유통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과거의 틀에 갇혀서 얽매여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방향엔 진보 보수,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희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마지막으로 이 말씀 드리고 싶다. 미래는 다가오고 있는 게 아니고 이미 저희 앞에 와 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 아낌 없는 성원과 조언 부탁드리고, 야당과 비판 언론의 질책이나 비판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과 비판 언론의 질책이나 비판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겠다'는 말과 달리 이 특보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자리에서 떠났다. 인사 발표를 하겠다며 브리핑을 가진 김대기 비서실장도 이동관 특보의 인사말이 끝나자 곧장 브리핑룸을 나섰다.

이에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질의응답은 안 하시나” “(대통령실이) 인사 원칙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이에 답해야 할 관계자들은 서둘러 기자들 출입이 제한되는 게이트 안으로 이동했다. 브리핑에 동석했던 이도운 대변인은 “오후에 (브리핑하러) 내려오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확답하지 않았다.

이 특보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를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해당 정부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 언론 특보 등을 지내면서 소위 방송장악 문건을 작성하고 관련 전략을 시행하는 데 관여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후 제 19대~20대 총선에서 각각 서울 종로구와 서초 을 지역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려 시도했다. 지난 2021년 이후로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캠프,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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