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약이 자살충동 일으킨다?…EU 이어 영국도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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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비만·당뇨병 치료제 복용 후 일부 환자에서 자해 및 자살 시도를 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해당 약물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조사를 시작한 지 보름 만이다.
MHRA는 2020년부터 2023년 7월 6일까지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가 자살 혹은 자해 행위와 관련된 이상 반응을 한 의심 사례 5건을 보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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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비만·당뇨병 치료제 복용 후 일부 환자에서 자해 및 자살 시도를 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해당 약물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조사를 시작한 지 보름 만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약물에 대한 부작용으로 자살위험이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시각으로 27일 MHRA가 성명을 보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로 알려진 약물 종류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MHRA 조사는 EMA가 GLP-1 수용체 작용 계열 약물에 대한 조사를 확대한 직후 나왔다.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에서 판매하는 '삭센다'(성분 리라글루티드),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 '오젬픽'(성분 세마글루타이드) 등이 대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 제품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두레온'(성분 엑세나타이드), 사노피의 '릭수미아'(성분 릭시세나타이드), 일라이릴리의 '트루리시티'(성분 둘라글루타이드)도 검사 대상에 올랐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에서 음식물이 소화되는 속도를 늦춘다. 당뇨약으로 처음 개발됐지만, 비만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오젬픽은 2022년 전 세계 85억6000만달러(약 10조9782억원) 매출을 올리며 GLP-1 시장을 이끈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오젬픽이 2023년 매출이 1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삭센다와 위고비는 비만 치료를 위해서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약물이며 나머지는 당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허가 외 적응증에도 의사 판단에 따라 처방하는 '오프라벨'(Off-label)으로 사용한다.
MHRA는 2020년부터 2023년 7월 6일까지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가 자살 혹은 자해 행위와 관련된 이상 반응을 한 의심 사례 5건을 보고 받았다. 같은 기간, 리라글루타이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자살 생각 및 자해 행위와 관계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상 반응에 대한 보고는 12건이나 됐다.
MHRA는 이미 12일부터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언제 결론을 내릴지는 명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MA는 7월 3일 오젬픽, 삭센다. 위고비를 중심으로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EMA는 "보고된 사례가 의약품 자체와 관련이 있는지, 환자의 기저 질환이나 기타 요인과 관련이 있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직 유럽에서는 GLP-1 수용체 작용제에서 자살위험을 부작용으로 등재하지는 않았다.
EMA는 11월까지 조사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미 삭센다와 위고비의 제품 정보에 '자살 행동 및 생각'에 대한 주의 문구가 들어가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EMA와 MHRA 또한 이를 따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에서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자살 충동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다고 표기하고 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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