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행거리 표시 조작하고 소비자 불만 감출 비밀팀 만들어”

김아사 기자 2023. 7. 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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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보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유력 통신사인 로이터는 26일(현지 시각)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주행 거리를 실제보다 과장되게 표시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 제기를 무마하기 위한 전담팀을 만들어 이를 관리해왔다고 보도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잔량과 이에 따라 얼만큼의 주행이 가능한지가 수치로 표시된다. 로이터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대시 보드 상에 나타나는 주행 거리를 실제보다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배터리가 80%일 경우 실제론 300㎞만 갈 수 있지만 이 보다 과장되게 표시했다는 것이다.

전기차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열 활용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온도가 낮아지면 전해질이 굳거나 얼면서 저항이 증가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주행거리가 감소하는데, 히트 펌프 등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는 게 기술력으로 꼽힌다. 테슬라의 일부 모델엔 히트 펌프 등이 장착돼 있지 않다. 이러한 노력 대신 알고리즘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눈을 속이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연료 부족으로 운전 중 차가 멈추고 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실제에 근접한 주행거리를 나타내도록 하고, 배터리 잔량이 0이 돼도 15마일(24㎞) 가량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런 행위가 10년 전 처음 이뤄졌으며, 현재 차량에도 이 알고리즘이 적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로이터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테슬라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거리 저하 등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한 사실도 전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테슬라의 표시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가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테슬라코리아에 28억5200만원의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테슬라 일부 차량은 저온에서 광고, 표시된 주행거리의 49.5%밖에 가지 못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주행거리 표시 조작이 일론 머스크 CEO의 지시이며 이는 주행거리가 길수록 차량이 많이 판매되는 것을 감안한 마케팅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테슬라는 표시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 차이 등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이들의 불만을 무마하는 전담팀도 만들었다. 이들은 주행거리가 ‘실제 측정치가 아닌 예측치’이며, 배터리는 시간 등에 따라 악화할 수 있다고 말하도록 교육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차주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사건을 종결하고, 응답한 전화에 대해서는 5분 이내에 끝내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주행거리 관련 민원은 일주일에 최대 2000건에 달했고 전담팀은 일주일에 약 750건의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관리자들은 이 팀에 고객의 예약을 취소할 때마다 약 1000달러를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테슬라는 이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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