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냉동하고 로맨틱세포 해동시키는 '아씨두리안' 박주미
아이즈 ize 조성경(칼럼니스트)
"흉내 낼 수 없는 저 기품, 저 단아함!" 최근 방송된 TV조선 '아씨 두리안'에서 두리안(박주미)을 보며 단치감(김민준)이 속으로 하는 말이었다.
'아씨 두리안'은 임성한(Phoebe) 작가가 신우철 PD와 선보이고 있는 판타지 멜로물이다. 조선시대에서 타임슬립 해 현대로 온 두리안은 고운 한복 자태로 격이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흠잡을 데 없는 단정한 품행은 물론 뼛속부터 고결한 품위가 느껴지는 듯해 그 누구도 차마 두리안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비단 단치감만 두리안의 매력에 빠져든 것이 아니다.
대중의 눈에는 두리안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박주미도 딱 그렇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그의 미모는 고상한 품격이 후광처럼 더해지며 더욱 돋보인다. 단치감이 감탄하며 속마음으로 전한 대사는 사실 박주미를 향한 임성한 작가의 실제 극찬이었는지도 모른다.
박주미는 아시아나 모델로 이름을 드높였던 20대 때부터 특유의 단아함으로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다만 30년의 세월이 흘러서 더욱 고급스러워진 그의 매력이, 팬들은 자칫 놓칠 수도 있었는데, 임성한 작가를 통해 제대로 조명받게 됐다.
임성한 작가는 6년만의 복귀작으로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 2021~2022)을 내놓으면서 사피영 역에 박주미를 기용하며 격조 있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사피영 역을 열연하며 두각을 나타낸 박주미도 오랜만에 배우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하며 만족감을 높일 수 있었다.
또 당시의 활약 덕분에 이번 '아씨 두리안'의 타이틀롤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특히 드라마를 지켜보다 보면 임성한 작가가 '아씨 두리안'을 통해 박주미의 매력을 드라마 전면에 내세우겠다고 작정을 한 듯한 인상이다. 박주미의 타고난 기품을 임 작가가 얼마나 높이 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두리안이 조신하고 단정할수록 드라마가 더 극적 효과를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우아하고 청초한 박주미를 캐스팅한 것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양반 규수로서 본분을 잊지 않는 두리안이 섬겨야 하는 지아비와 실제로 마음을 준 마름 사이에서 좌불안석하며 시청자들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드는데, 박주미가 그 효과를 배가하고 있다. 혼인 첫날밤에는 남편(지영산)을 향한 낯뜨겁고 거북한 심정을 억누르는 한편, 마름인 돌쇠(김민준)와의 합방에서는 수줍지만 기꺼워하는 두리안을 박주미가 몰입감 있게 잘 그려냈다.
관건은 이제부터다. 총 16부작 중 10회까지 방영한 '아씨 두리안'이 클라이맥스에 돌입하는 만큼 더욱 극적인 전개가 필요하다. 멜로를 표방했으니 두리안의 진한 로맨스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직전 방송에서 돌쇠와의 뜨거운 합방 장면으로 분위기를 한껏 달궜는데, 지금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진다. '결사곡' 시즌2에서 상대배우인 이태곤과 펼친 70분간의 2인극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처럼 '아씨 두리안'에서는 어떤 파격적인 장면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신분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끝내 돌쇠를 잃고 말았던 두리안이 단치감에게는 좀더 적극적일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조선시대 가치관의 두리안이 새로운 세상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진취적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두리안의 흉내 낼 수 없는 기품과 단아함이 사랑을 지키는 데에는 얼마나 쓸모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무엇보다 50대에 이르러서 숨을 몰아쉬게 하는 멜로 연기로 대중 앞에 선 박주미의 고품격 로맨스에 기대를 높이게 된다. 세월이 무색한 청초함으로 작은 떨림만 보여도 뜨거운 감정을 일으킬 것 같은 박주미의 놀라운 파괴력을 상상하게 된다. 돌쇠와의 애틋했던 사랑을 떠올리며 단치감과 새로운 설렘을 키우는 두리안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박주미가 더욱 활약해주기를 바라마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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