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달라고 하지 마” 꼬마 팬에게 특별 금지령 내린 훈훈한 이유

2023. 7. 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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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유니폼 주세요!" 경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문구를 금지한 구단이 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의 FC코펜하겐 구단이 팬들에게 공지 사항을 전달했다. 경기장에서 ‘유니폼 주세요’라는 문구를 들지 말라는 지침이다. 앞으로 코펜하겐 팬들은 홈 경기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해당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 수 없다.

코펜하겐 구단은 27일(현지시간) “선수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걸 막고자 ‘유니폼 주세요’ 피켓을 금지하기로 했다. 원정 경기에도 적용된다. 선수나 구단은 팬들의 모든 요구를 받아주기 어렵다”면서 “유니폼을 받으려던 어린 팬들이 유니폼을 못 받아 실망하는 것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수년간 ‘유니폼 주세요’ 피켓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선수들은 최대한 유니폼을 주려고 하지만, 유니폼을 받지 못한 여러 아이들이 실망하곤 했다. 아이들에게 나쁜 추억을 선사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선수들이 관중에게 유니폼 주는 것 자체를 금지한 건 아니다. 코펜하겐 구단은 “선수가 유니폼을 벗어서 관중에게 전달하는 건 가능하다. 우리가 금지하는 건 ‘유니폼 주세요’ 문구를 경기장에서 펼치는 것”이라며 “부디 구단과 선수의 입장을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최근 벌어진 상황은 이렇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유니폼 주세요’ 피켓을 들고 선수들을 붙잡는다. 선수는 누구에게 유니폼을 줘야 할지 고민한다. 고민 끝에 선수가 특정 아이에게 유니폼을 준다. 유니폼을 받지 못한 다른 아이들은 실망한 채로 집에 간다.

이를 방지하고자 애초에 ‘유니폼 주세요’ 문구를 금지한 것이다. 대신 선수가 아무에게나 유니폼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배려한 제도다.

‘유니폼 못 받아서 속상해’가 아니라 ‘유니폼을 받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가벼운 마인드로 경기장에 가야 한다. 코펜하겐이 이 문화를 정착하면 앞으로 타 구단들도 같은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펜하겐은 2022-23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우승팀이다. 조규성 소속팀 미트윌란과 같은 리그에서 경쟁한다. 코펜하겐과 미트윌란은 오는 10월 1일에 맞대결을 치른다.


[어린 관중.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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