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학부모 모두 아프다…함께 협력하는 학교 문화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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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아프다. 무엇보다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천 교육감은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건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교육활동 침해 문제 해결을 위해 "교사, 학부모, 학생이 함께 협력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겠다"며 "학생은 자치활동을 확대해 책임감을 키우고, 학부모는 학급 단위 학부모회 운영으로 담임과 소통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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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임수정 기자 =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아프다. 무엇보다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천창수 울산교육감이 지난 27일 울산교육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가진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교육활동 침해 등 교육계 현안 해결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천 교육감은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건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교육활동 침해 문제 해결을 위해 "교사, 학부모, 학생이 함께 협력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겠다"며 "학생은 자치활동을 확대해 책임감을 키우고, 학부모는 학급 단위 학부모회 운영으로 담임과 소통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시의회를 통과한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 폐지안에 재의 절차를 추진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천 교육감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판단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조례가 없는 만큼 더 열심히 민주시민교육을 지원하겠다"며 "프로그램, 교재 및 자료를 개발하고 강사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천 교육감이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관 설립, 민주시민교육 확대 등으로 재정을 낭비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울산시교육청은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복지를 유지하면서도 부채가 없다"며 "미래교육, 교육복지 확대에는 재정을 더욱더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천 교육감과 일문일답.
-8월 둘째 주 여름휴가가 예정됐다고 하는데 휴가 계획은.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차를 몰고 남해안을 따라 돌며 그곳에 사는 친한 친구들을 만나 볼 계획이다. 자연 풍경을 보는 것도 좋겠지만 친구들을 만나서 차 한잔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려고 한다. 애초에 서해안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그렇게까지는 못 할 것 같고 아마 광주까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취임 후 100일이 금방 지났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무엇인가.
▶ 아무래도 1호 결재('교육감 직속 학교폭력 전담 기구 설치를 위한 전담팀 구성')가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그것보다 얼마 전 열린 울산 미래교육 박람회가 더 인상 깊었다. 박람회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생들과 토크쇼를 했는데 학생들 질문이 너무 날카로워서 상당히 놀랐다. 우리 교육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질문하고 대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교육감 취임 이후 울산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일단 눈으로 보고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일 것이다. 아직은 5세만 해당되지만 점차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나머지는 물속에서 한창 작업 중이고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진 않고 있다.
-시의회에서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 폐지안'이 통과됐다. 재의를 통해 반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재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들었다.
▶재의하지 않은 이유는 시의회 구성을 보니 재의를 요구한다고 해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분위기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의를 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소모전을 펼치는 것 같아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빨리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봤다. 조금의 가능성이 있었으면 재의를 요구하고 다시 대화해 봤을 텐데 시의회에 그럴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조례 폐지 이후 학교 현장에서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은.
▶조례가 없어도 더 열심히 하면 된다. 교육청이 할 수 있는 것은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 거기에 맞는 교재와 수업 자료를 개발하고 필요하다면 강사를 지원하는 것이다. 일선 학교에는 수업 시간이나 창의체험활동 시간에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겠다. 교육청이 지속적으로 권고해서 많은 학교가 동참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서의초등학교 교사 사건 이후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교사 출신이기도 한데 교육감이 보는 이 사건의 원인은 무엇인가.
▶내가 학교 현장에서 경험하기도 했고 최근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을 '서비스'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월급 주잖아요"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학부모도 요구하는 걸 교사가 다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지금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물신주의가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데 교육까지 들어온 것이다. 학부모나 학생은 교사를 봉사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교사는 사명감으로 아이들을 지도한다고 생각하는 데 있는 간극이 지금 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책은.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은 취임 초기 때부터 강조해 왔듯이 교사, 학부모, 학생이 함께 협력하는 학교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교육활동 침해 문제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 등 다른 학교 현장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학생 스스로가 학교 운영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 자치활동을 확대하고, 학부모의 경우 현재 학교 단위의 학부모회가 아니라 학급 단위의 학부모회를 구성해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학급 단위의 학부모회가 운영되면 담임 교사와 학부모 간의 소통이 늘어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서이초 교사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악성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민원 해결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한다. 현재 일부 학교에서 교감, 교장이 나서 민원을 해결하고 있는데 이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당사자인 교사에게 민원 처리를 맡겨두면 너무 힘들어하니까 경험이 더 풍부한 교감, 교장이 학부모를 상대하면 문제 해결이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고 본다.
-일각에서 교육청 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복지를 유지하면서도 부채를 모두 갚았다. 교육청은 자체 수입이 없고 교부금을 받아 쓰는데 급여 등 경직성 예산이 대부분이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예산 구조도 개선하고 사업 시행 전 타당성을 검토하거나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를 위한 예산 집행은 지양하고 있다. 대신 미래교육, 교육복지를 위한 재정 투입을 확대하자는 방침이다.
- 교육계 이슈가 많아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울산 시민들께 한 말씀 해달라.
▶ 요즘 교육계를 보면 아이들도 아프고, 교사도 아프고, 물론 학부모들도 제 나름의 사정으로 아픈 것 같다. 해결해야 할 일이 많지만 무엇보다 처음에 공약한 대로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revisi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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