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호텔 통째로 빌려준 이 남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 왼쪽)에게 음식 서빙을 돕는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의 모습 [사진출처 =AP 연합뉴스]

최근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회의 근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 dpa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 곳 근처에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이 주재하는 이번 회의는 미국 등 서방에 맞서 아프리카의 친러시아 세력을 결집하는 자리였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는 바그너그룹의 핵심인사 드미트리 시티는 프리고진이 사절단 일원으로 추정되는 인사와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프리고진과 함께 선 사진 속 인물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의전 책임자인 프레디 마포카라고 전해졌다.

러시아 매체 폰타카는 사진이 촬영된 장소가 프리고진의 가족이 소유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번화가에 있는 호텔로 이번 정상회의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사흘간 통째로 예약된 곳이라고 밝혔다.

프리고진이 무장반란 사태 이후 이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모습을 다시 드러낸 것을 두고 러시아 내에서 기존 지위를 회복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행사에 접근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가 여전히 러시아 기득권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리고진이 러시아에 계속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가 크렘린 기득권 조직의 중요한 일부라는 점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바그너그룹은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을 그리워하는 푸틴 대통령의 제국주의 성향을 아프리카에서 실현하는 준군사조직이다.

프리고진은 용병단을 파병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재정권을 비호하고 그 대가로 경제적 이권을 챙기며 푸틴 정권의 전략적 이익, 제3세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프리고진은 자기 사병인 바그너그룹 전투원들의 정규군 흡수 방침에 반발해 러시아군 수뇌부를 제거한다며 반란을 일으켰다.

모스크바로 진군하던 그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췄다.

그는 진군을 멈춘 대가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반란의 형사책임을 묻지 않고 벨라루스로 망명한다는 조건을 제시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반란 목적이 정권 전복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침공전에서 군부가 저지른 실책에 책임을 물으려고 했던 것이란 해명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