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 M&A 국내외 운용사 '3파전'...본입찰 완주 여부 주목
대주주 적격성 및 짧은 업력 등 변수 남아
ABL생명 매각을 위한 예비 실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원매자들이 본입찰까지 완주할지 주목된다. 앞서 KDB생명을 인수하려던 의지를 보였던 곳들도 실제 본입찰에 나서지 않은 것처럼 ABL생명 매각전 역시 여전히 변수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외 운용사 '3파전'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 매각 예비 입찰에 참여한 JC플라워와 파운틴헤드PE, 노틱인베스트먼트 등 3곳은 예비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구속력 있는 제안(바인딩 오퍼)을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근 생명보험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가격적 메리트가 클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매각 완료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KDB생명 역시 예비 입찰에선 3곳 이상의 운용사들이 관심을 보이다 결국 모두 본입찰에선 참여하지 않았다. IB 업계에선 본입찰에 참여한 하나금융지주 역시 인수 의지가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JC플라워는 미국계 사모펀드로 과거 국내에서 애큐온캐피탈과 두산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 등을 인수한 뒤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이력이 있다. KDB생명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였던 곳이다.
외국계 회사가 금융회사를 인수하게 되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캐피탈사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별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는다. 애큐온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엔 JC플라워가 인수한 기업이었던 애큐온캐피탈을 인수 주체로 내세워 간접 지배하는 구조를 짰다.
파운틴헤드PE는 앞서 KDB생명 예비 입찰에도 참여했던 곳이다. 올해 1월 설립돼 과거 MG손해보험 경영총괄로 일한 신승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추진할 때 신 대표가 KDB생명 대표이사로 내정됐던 만큼 생명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KDB생명 인수를 노리다 뒤늦게 인수 대상을 변경한 만큼 사전 준비가 부족할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노틱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다. 스마트팩토리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춰왔지만, 금융업 포트폴리오 이력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이를 위해 노틱인베스트먼트는 ABL생명 인수를 위해 보험 전문가들을 선제적으로 영입해 실사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 경영정상화 위한 추가 자금도 부담
ABL생명 역시 KDB생명과 마찬가지로 구주 가격보단 인수 후 정상화를 위한 유상증자 규모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추가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에서 구주 가격이 높다면 원매자들 대다수가 인수전 완주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BL생명은 저축성 보험 비중과 운용 자산 대비 채권 비중이 높아 경영권 변경 이후 상품 및 채널 구조조정, 자산 포트폴리오 변경 등이 숙제로 남아있다.
이 회사는 3월 말 기준 자산규모는 17조원, 자기자본은 9162억원인 중위권 생명보험사다. 시장점유율은 자산 및 보험수익 기준 모두 2%를 갖고 있다.
작년 수입보험료에서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42%다. 2020년 52%에서 10%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저축성 보험은 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손익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상품이다.
ABL생명은 작년 630억원과 올해 1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여전히 자본 적정성도 낮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이 회사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163.6%로 금감원의 권고치인 150%를 간신히 넘겼다.
금감원이 제도 안착을 위해 신지급여력제도 적용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경과조치를 적용하기 전 비율은 111.4%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IB 업계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 건처럼 금융지주의 움직임이 다른 원매자들의 의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몇 개 생명보험사를 인수한 이후 합병해 덩치를 불리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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