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김정은에 ‘전승절’ 축전…“반서방 연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러시아 매체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축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 작전’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지지와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의 연대는 서방 정책에 맞서기 위한 공동의 이해와 결의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옛 소련군이 적의 패배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면서 “전우애의 역사적 경험이 양국의 정치, 경제, 안보 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8시쯤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전승절’ 열병식을 열었다. 이번 열병식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비롯한 러시아 군사대표단도 참석했다.
쇼이구 장관은 지난 25일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에 도착해 방북 일정을 소화 중으로, 전날 강순남 북한 국방상과 회담한 데 이어 김정은 위원장을 예방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쇼이구 장관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와 별도로 평양에 있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쇼이구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도 접견했다. 통신은 “뿌리 깊은 조·로(북·러) 친선의 역사를 감회 깊이 추억하면서 국방안전 분야에서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과 지역 및 국제안보 환경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은 한반도를 둘러싼 북·중·러 대 한·미·일 ‘신냉전’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강 국방상과 쇼이구 장관도 같은 날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호상 관심사로 되는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 대한 완전한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과 강 국방상이 쇼이구 장관과 대러시아 무기 지원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쇼이구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시점에 북한을 방문한 것 자체가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BBC는 이번 만남이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데 필요한 무기를 북한이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과 ‘화성-18형’과 새로 개발된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가 시위 비행을 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연합해 연대를 과시했다”며 “일부 분석가들은 ‘냉전시대 연대의 부활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고 전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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