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AI의 '일자리 위협'에 여성이 1.5배 더 취약"

권애리 기자 2023. 7. 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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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 기자, 오랜만에 인공지능 이야기네요. 새로운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얼마나 바꿀지 예측한 건가요?

<기자>

앞으로 7년 동안 2030년까지 비교적 단시간 동안에 일어날 변화에 대한 예측인데요.

여성들이 남성보다 AI로 인해서 일자리를 위협받을 확률이 1.5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의 잠식이 두드러지는 분야에 여성의 비중이 크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컨설팅펌 맥킨지연구소가 생성형 AI로 인해서 미국의 노동시장이 앞으로 7년 동안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분석하고 내린 결론입니다.

미국에서만 2030년까지 1천200만 명 정도가 지금의 일을 계속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중에 1천만 명은 AI 때문이라는 겁니다.

특히 저소득 일자리가 타격을 입을 확률이 고소득자들보다 무려 14배나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분야는 사무보조입니다.

핵심 업무를 하는 건 아니지만 핵심 업무가 잘 굴러가게 돕는 자리들, 사실 일을 끝까지 잘 마치기 위해서는 이 사무보조원들의 역할이 큰데요.

이들이 AI의 도움을 받으면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기보다 대체되기 쉽다고 봤습니다.

그다음으로 타격받을 분야는 대면 서비스업입니다. 캐셔나 가게 점원 같은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 분야들에 여성 종사자들이 특히 많죠. 바로 이 점에서 맥킨지 리포트도 많은 여성들의 직업 전환 준비가 긴급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외식업, 그리고 제조업에서도 AI로 대체되는 자리들이 일부 나올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앵커>

정말 이렇게 되면 직업도 그렇지만 성별에 따라서도 체감이 좀 다르겠습니다. 그런데 일부 고소득 직업도 인공지능에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이건 어떻습니까?

<기자>

먼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가 보고 있는 2030년까지 단기간의 미래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교사, 변호사, 투자 자문, 건축가 이런 화이트 칼라 직군들 이런 사람들이 AI의 발달로 가장 영향을 받을 직업군으로 분류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AI를 활용하면서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지 일자리가 사라지는 않을 거라는 게 이 보고서의 분석입니다.

그러니까 선생님들이 AI를 활용해서 수업 시간에 해줄 얘기를 다듬을 수는 있지만 AI가 수업을 하게 되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 마케팅 담당자가 회의 내용 정리를 AI에게 시킬 수는 있지만 그러면 그 담당자가 아니라 사무 보조나 인턴사원이 줄어든다는 거죠.

어떤 직업군에서나 신입들이 약간 불리해질 수 있다는 얘기도 좀 나오는데요. 맥킨지 보고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는 면이 있습니다.

사실 같은 연구소에서 2년 전에도 같은 연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이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인공지능의 대중화도 큰 요인이지만 코로나가 컸다고 얘기합니다.

이를테면 음식점에서 태블릿 PC로 주문하는 것, 예전에는 손님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해서 식당 주인 입장에서도 아예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식당 가서 모니터 눌러서 주문하라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죠. 익숙해진 겁니다.

그리고 우리도 재택근무를 부분적으로라도 계속 허용하는 일부 회사들이 요새 인기인데요.

미국은 더 합니다. 사무실을 축소하는 추세까지 보이는데요. 사무실이 사라지면 또 사무보조가 사라집니다.

코로나로 인한 세상의 변화가 생각보다 더 근본적이었던 겁니다.

<앵커>

나쁜 면만 있는 건 아니겠죠. 인공지능 덕분에 더 힘을 받게 될 직업들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코로나 기간에도 좋았는데 앞으로도 더 괜찮을 일자리, 일단 의료 분야가 꼽혔습니다.

고령화는 한국이 제일 심각하기는 하지만 사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죠. 의료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봤고요.

그리고 컴퓨터, 전기공학, 화학, 환경공학 이런 스템 전문가들, 이른바 스템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도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관리자 직군도 앞으로 각광받을 직군으로 꼽혔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주춤했지만 앞으로 AI와 함께 더 괜찮을 일자리로는 건설업자와 예술 경연 부문, 이거는 창작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합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업자나 수리 업자처럼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보수와 관리자 부문이 또 꼽혔습니다.

각종 시설 요원들도 꼽혔는데요. 교도관부터 스키장 안전요원에 이르기까지 AI에게 맡길 수 없거나 맡기는 게 꺼려지는 종류의 대면 서비스업은 오히려 더 잘될 것이다.

미국에 대한 연구지만 우리도 상당히 비슷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이는 면들이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게 될 사람들에 대한 재교육과 재배치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AI의 생산성이 전체적인 노동 시장의 생산성을 높일 거라는 게 지금 단계에서는 대체적인 기대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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