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의 삼시오끼 여름 별미 기행

2023. 7. 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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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지로 인기 많은 강원도 고성에는 산과 바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싸들 사이에 소문난 맛의 고장이다. 더위 날려줄 시원한 동치미막국수부터 지친 기력 빵빵하게 충전해줄 문어국밥과 잃어버린 입맛 찾아줄 가오리찜 거기다가 달콤하고 부드러운 디저트까지 줄서서 먹는 맛집들이 수두룩하다. 강원도 고성으로 삼시오끼 여름 별미 기행을 떠나보자.


30년 전통 순메밀국수의 매력에 빠지다


강원도 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막국수다. 고성만 해도 대기시간 2시간은 기본인 유명 막국수집들이 많다. 그중에 동루골막국수는 아는 사람만 찾는 ‘인싸 막국수집’으로 통한다. 30년 동안 유지하고 있는 이집 막국수는 한번 먹고 나면 그 맛을 쉽게 잊을 수 없다.


먹음직하게 말린 메밀국수.

고성 토박이인 주인아저씨가 어릴 때부터 먹던 스타일 그대로의 토속적인 막국수를 고집한다. 주문과 동시에 면을 뽑고 삶아낸다. 면을 가늘게 뽑은 것이 특징인데 까끌까끌하고 툭툭 끊기는 메밀면과는 달리 부드러우면서 특유의 감칠맛이 난다.


고성 토박이이 차려내는 토속적인 밥상.
주문과 동시에 면을 뽑고 삶아낸다.

특제 양념장이 올라간 막국수와 얼음이 동동 떠있는 시원한 동치미가 상 위에 오르면,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동치미를 붓고 겨자, 식초, 설탕, 들기름을 취향에 따라 추가해서 먹으면 된다. 시원한 동치미와 담백한 메밀면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뒤에 따라오는 은은한 들기름 향이 감칠맛을 한껏 살려준다. 입맛에 따라 동치미 국물을 자작하게 넣고 비벼 먹어도 좋다. 젓가락을 놓은 순간 뼛속까지 서늘하게 식는다.


동치미와 메밀면이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취향에 따라 넣어 먹는 양념들.

함께 나오는 밑반찬도 걸작이다. 알싸한 열무김치와 고소한 나물무침, 상큼한 백김치는 젓가락이 멈출 새가 없다. 촉촉하게 삶아진 수육은 부드럽고 야들야들하다. 명태회가 함께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명태회와 수육이 막국수 맛을 살려준다.

탁 트인 바다 감상하며 맛있는 문어국밥 한 그릇


고성은 ‘문어의 본고장’이라 불린다. 옛날 임금께 생문어를 진상했고, 해마다 대문어축제도 열린다. 조수간만의 차가 없기에 연중 문어잡이가 가능하다. 베짱이문어국밥은 고성에서 나는 문어로 다양한 문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카페처럼 세련된 주황색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창 너머 탁 트인 바다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션뷰와 함께 즐기는 문어국밥.

메인 메뉴는 바로 문어국밥이다. 뜨끈한 국밥 위에 숙주를 듬뿍 넣고 그 위에 얇게 저민 문어를 올려 낸다. 벽에는 처음 먹는 사람들을 위해 더 맛있게 먹는 법이 친절하게 붙어 있다. 먼저 숙주와 문어를 샤브샤브처럼 뜨거운 국물에 살짝 담근 뒤 소스에 찍어 먹는다. 쫄깃한 문어와 아삭한 숙주 궁합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국물에 있는 밥을 함께 떠먹으면 더 깊은 맛이 난다. 문어 삶은 물을 베이스로 한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이 밥알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한 그릇 싹 비우고 나면 기운이 불끈 솟는다. 새콤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쫄깃한 문어숙회도 별미다.


야들야들한 문어와 숙주가 듬뿍 담긴 문어국밥.
숙주와 문어를 뜨거운 국물에 담궜다가 소스에 찍어 먹는다.

로컬재료 아낌없이 넣어 든든한 수제버거


아야진 해수욕장에서 하나로마트 골목으로 들어서면 아담한 수제버거집이 있다. 서울에서 양식집 셰프였던 사장님이 아내의 고향인 고성으로 와서 오픈한지 3년 남짓 된다. 비교적 짧은 시간인데 현지인들 사이엔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아야진해변 핫플레이스인 수제버거집.

식사만큼 푸짐한 햄버거를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다 해서 든해버거로 이름 지었다. 시그니처 메뉴는 든해버거와 명태새우버거 두 가지다. 세트메뉴를 시키면 한 접시에 버거, 감자튀김, 케첩이 먹음직하게 담겨 나온다.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다는 든해버거.

지역 특산물인 명태를 주재료로 개발한 명태새우버거는 늦게 가면 품절되어 못 먹기 십상이다. 명태살로 만든 두툼한 패티에 새우가 알알이 박혀 있다. 담백한 명태와 탱글탱글 씹히는 새우가 혀를 즐겁게 한다. 감자의 고장 강원도답게 두툼하게 튀겨진 프렌치프라이도 정말 맛있다. 시원한 매장에서 먹어도 좋지만, 포장해서 해변에 앉아 먹어도 좋다. 파도소리 들으며 먹거나 한바탕 해수욕을 즐긴 다음 먹으면 더 꿀맛이다.


명태살에 새우살이 쏙쏙 박혀 있는 명태새우버거.
테이크아웃 해서 해변에서 먹으면 더 꿀맛.

매콤달콤 가오리찜! 밥 한 그릇 뚝딱


천학정 앞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진 교암해수욕장에 간다면 이곳을 놓칠 수 없다. 교암리 해변에서 작은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100년 된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오픈한지 30년이 넘은 녹원식당은 오픈런 웨이팅을 자랑하는 맛집이다. 백반기행에 소개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가오리를 비롯해 열기, 코다리, 대구머리를 넣고 만든 모듬 생선찜을 잘한다.


티비에 나와 더 유명해진 가오리찜.

새빨간 비쥬얼의 가오리찜은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두툼한 살을 젓가락으로 갈라보면 뽀얀 살이 겹겹이 일어난다. 흰쌀밥 위에 매콤하고 달콤한 양념을 듬뿍 바른 가오리살을 올려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푹 익은 감자와 무도 가오리 못지않게 손이 간다. 면 성애자라면 우동사리를 함께 주문하는 것을 기억해두자. 남은 양념에 우동사리나 밥을 비비는 순간 마음이 파도처럼 부풀어 오른다.


매콤달콤 양념과 두툼한 가오리살은 밥도둑.
100년 된 건물과 맛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로컬푸드의 변신은 무죄! 두부, 감자 푸딩에 반하다


강원도 로컬푸드가 서양 디저트인 푸딩으로 변신했다. 감자와 두부가 부드럽고 달콤한 푸딩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건 옥란푸딩 덕분이다. 옥란푸딩은 원래 속초 최옥란할머니 순두부 가게 한쪽에서 시작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고성에도 오픈했다. 대표메뉴인 두부, 감자 푸딩 외에도 밤, 초코, 말차, 흑임자 푸딩이 있다.


두부와 감자로 만든 로컬푸딩.

두부푸딩을 한입 먹으면 달콤하고 부드럽게 사르륵 녹는다. 두부 맛이 강하지 않으면서 뒷맛이 고소하다. 두부푸딩에는 땅콩 쿠키 토핑이 따라 나오는데, 푸딩을 반쯤 먹은 뒤 토핑을 뿌려 먹으면 두 가지 맛을 즐기게 된다. 후추가 살짝 뿌려진 감자푸딩, 밤을 갈아 만들어 달콤한 밤푸딩 등 저마다 묘한 매력을 지녔다. 2층에 좌석이 마련되어 있지만, 테이크아웃해서 해변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쪽빛 바다를 바라보며 푸딩을 먹으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고성 옥란푸딩 외관.
부드럽고 달콤한 두부푸딩에 고소한 땅콩쿠키 토핑 솔솔.
교암리 해수욕장의 노을.

여행정보


- 동루골막국수 : 막국수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성대로 188, 033-632-4328
- 베짱이문어국밥 : 문어국밥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천학정길 12, 033-632-1186
- 든해버거 : 수제버거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길 68-1, 070-7799-2523
- 녹원식당 : 가오리찜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교암길 60, 033-631-6318
- 옥란푸딩 : 푸딩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토성로 123, 0507-1365-6256


주변 볼거리

- 통일전망대 :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금강산로 481 / 033-682-0088
- DMZ박물관: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로 369 / 033-681-0625
- 왕곡마을 :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 033-631-2120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SNS
글·사진 유은영(여행작가)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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