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 "VGXI 공장 가치, 진원생명 시총 넘어"
"1~2년 내 폭발적 매출 상승 기대"
[텍사스= 석지헌 기자] “현재 VGXI 공장 가치만 해도 진원생명과학 시총을 넘습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인식될 예정이고 추가 수주 계약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VGXI는 유전자 치료제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 DNA(pDNA)를 위탁생산(CMO)하는 공장이다. pDNA는 DNA 백신을 포함해 mRNA 백신(메신저 리보핵산)과 아데노 바이러스,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유전자가위 등의 원료로 쓰인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VGXI 신규 1공장은 약 1만3000㎡ 부지에 3000리터(ℓ) 생산 능력을 갖췄다. 미국 내 pDNA CMO 공장 중 VGXI만큼의 생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VGXI 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55억이며, 신규 수주 금액은 전 분기보다 531만달러(약 68억원) 증가했다.
인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존 80명이던 VGXI 인력은 현재 150여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6월 최고영업책임자(CCO)로 트라이링크 출신 임원을 영입했고, 론자나 자이더스 카딜라 등 빅파마 출신 직원들도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인건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판매관리비가 2021년 361억원에서 지난해 481억원으로 급증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 대표의 과감한 투자는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확신에 있다. VGXI는 현존하는 최고가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의 원료를 생산한 경험이 있다. 유전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인 졸겐스마는 지난해 매출 13억7000만 달러(약 1조 7600억원)를 기록, 시판되는 유전자 치료제 중 가장 큰 매출 성과를 내고 있다. VGXI는 졸겐스마 개발사인 미국 바이오 기업 아벡시스(Abexis)에 임상용 원료를 제공했다.
박 대표는 “졸겐스마가 노바티스로 기술이전되기 전엔 아벡시스가 졸겐스마를 개발해왔는데, VGXI가 1상, 2상 때부터 임상용 시료를 제공했다”며 “당시 계약 조건 상 비밀협약유지로 시장엔 한번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경험을 통해 유전자 치료제 시장 성장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은 하반기부터 VGXI의 CMO 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GXI는 지난 2월 신규 1공장 설립 후 중국 바이오텍과 71억원 규모로 첫 계약을 맺었다. 현재 미국 내 바이오텍 40~50여 곳과 계약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PO(구입주문서) 발송 전 단계인 MSA(포괄적 협력 계약) 상황에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고액 연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9년 째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박 대표가 수령하는 연봉은 100억원에 달해 소수주주들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다. 박 대표는 최근 연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여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대표 해임 시 보상금 100억원을 지급한다’는 황금낙하산 조항 삭제도 추진한다.
그는 “주주들이 원하고 있고 최근 주가와 실적이 좋지 않은 데 따른 고통 분담 차원”이라며 “상여금을 다시 수령하는 시기는 회사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이 난다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MO 사업을 통해 빠른 시일 내 매출을 내고 동시에 신약도 개발하는 바이오텍은 전 세계 몇 곳 되지 않는다”며 “VGXI는 pDNA 생산을 잘 하고 진원생명과학은 본업인 연구개발 성과를 학회에 꾸준히 알리고 있다. 주주들이 이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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