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 타러 못 가게 된 꼬마들… “배 만들어 모험 떠나자”[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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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7년 '알레나의 채소밭'으로 볼로냐도서전 라가치상을 받았던 소피 비시에르가 펴낸 동화책이다.
작가 특유의 색채 감각이 담긴 부드러운 종이판화 이미지가 책 속의 모든 장면을 채우고 있음에도 그림책이라고 부르지 않고 동화책이라고 한 것은 이 책의 서사가 그림보다는 글 텍스트의 구조에 의지해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화책이라고만 부르기는 어려운, 그림이 풍성한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
그림책 창작 기법이 동화에 적용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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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항해
소피 비시에르 글·그림│김이슬 옮김│이마주
이 책은 2017년 ‘알레나의 채소밭’으로 볼로냐도서전 라가치상을 받았던 소피 비시에르가 펴낸 동화책이다. 작가 특유의 색채 감각이 담긴 부드러운 종이판화 이미지가 책 속의 모든 장면을 채우고 있음에도 그림책이라고 부르지 않고 동화책이라고 한 것은 이 책의 서사가 그림보다는 글 텍스트의 구조에 의지해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화책이라고만 부르기는 어려운, 그림이 풍성한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 그림책 창작 기법이 동화에 적용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장차 ‘그림책 동화’ 같은 새 명칭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여름 캠프에서 벌어진 일을 다룬다. 샤를리와 아드마, 마르트는 식당에서 빵을 던지며 싸운 벌로 카누 타기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 친구들은 카누를 타러 떠나버리고 풀이 죽은 세 아이는 자신들만의 배를 만들기로 한다. 자료를 찾아보니 고대의 갤리선부터 뗏목까지 배의 형태도, 규모도 다양했다. 현실 감각이 뛰어난 마르트는 생활용품 안에서 재료를 구한다. 야생의 자연을 좋아하는 샤를리는 단단한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가져온다. 장비 전문가 아드마는 자재창고로 향한다. 이 재료를 모아 처음에는 둘이서, 나중에는 셋이서 배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실랑이를 빚기도 하지만 세 친구는 결국 기막힌 항해를 이루어낸다.
이 책은 세 아이의 마음을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책장의 오른쪽 아래에 등장인물을 표시하는 원이 그려져 있어 지금 누구의 입장이 반영된 장면인지 알 수 있다. 중간에 뒷이야기로 뛰어넘어가면서 읽는 것도 가능하다. 서로 동의를 구하면서 협업을 진행하는 어려움과 보람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복잡한 이야기는 사랑하지만 글이 길면 힘겨워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권한다. 캠프에 참가한 친구 모두가 마침내 거대한 배를 만들어내는, 가슴 벅찬 마지막 장면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128쪽, 1만4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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