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바다로, 다리 위로"…연이은 열대야에 잠 못드는 '강릉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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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워서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러 나왔어요."
강원 강릉지역의 열대야 현상이 닷새째 이어진 27일 오후 6시 30분쯤.
최근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 가까이 치솟는 등 이른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강릉에서는 시민들이 무더위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열대야 현상은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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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틀고 싶지만" 감기·전기세 걱정에 해변·다리위로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너무 더워서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러 나왔어요."
강원 강릉지역의 열대야 현상이 닷새째 이어진 27일 오후 6시 30분쯤.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에는 무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과 피서객으로 가득했다.
최근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 가까이 치솟는 등 이른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강릉에서는 시민들이 무더위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열대야 현상은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강릉은 지난 22일부터 6일째, 인접한 양양의 경우 지난 24일부터 나흘째 열대야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강릉지역의 기온은 무려 34.5도. 밤사이 최저기온이 26도 안팎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역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두돌배기 이준 아빠 김동찬씨(36)도 이날 무더위를 피해 바닷가에 나왔다.
김씨는 "아이가 감기에 걸릴 것 같아 에어컨을 세게 틀지 못해 무더운 밤을 보내고 있다"며 "오늘은 좀 시원하나 했는데 여전히 무덥다"고 말했다.
인접한 송정해변에도 대안학교 학생들이 친구, 선생님들과 물장구를 치며 무더위를 날렸다.
동해안 최대 해변 관광지인 경포해변은 피서 인파와 무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로 뒤섞여 이미 성수기가 시작됐다.
강정훈씨(26·경기)는 "경포해변은 처음 와봤는데 백사장도 너무 넓고 버스킹 공연도 즐겁다"며 "너무 더워 바닷물에 당장 뛰어들고 싶지만 밤이라 참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서는 어르신들이 열대야를 식히려 다리 위로, 동네 정자로 모여들었다.
분수조명이 장관인 강릉 월화교에서 만난 A씨(70대)는 "에어컨이 있지만 전기세 걱정도 되고,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눌겸 나왔다"며 "공짜로 레이저쇼도 보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니 더위가 조금 잊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열대야 피서는 다음날 동트기 전 아침에도 이어졌다.
이른 아침 남항진 솔바람다리를 찾아 바람을 쐬고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일부 시민은 다리 밑에 텐트를 쳐놓고 더위를 피하기도 했다.
솔바람 다리서 만난 장모씨는 "강릉의 피서 명당은 뭐니뭐니 해도 솔바람다리"라며 "출근 전 시원한 기운에 몸을 좀 식히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강원지역은 당분간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올라 매우 무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어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격렬한 야외활동 가급적 자제하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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