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거장을 만나다] 윤이상, 그는 왜 천재 작곡가인가
[KBS 창원] [앵커]
경남의 거장을 만나다, 이달에 만날 거장은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천재 작곡가 윤이상 선생입니다.
정작 조국은 외면했지만, 세계 음악계는 그를 왜 천재라 불렀는지, 윤이상 선생의 음악 세계를 진정은 기자가 집중 조명합니다.
[리포트]
서양 오케스트라에서 조선 종묘 제례악이 녹아납니다.
1966년 '꿈의 무대'로 꼽히던 독일 도나우에싱겐 음악제에서 초연한 '예악'으로 윤이상 선생은 유럽 무대에서 큰 인정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중도/윤이상 기념관 팀장 : "예악이 발표됐을 때 일본 언론에서는 이렇게 평가를 합니다. '동아시아에서 현대 음악 하는 사람들은 윤이상의 예악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와야 된다.'"]
한복에 댕기 머리를 하고, 눈 먼 아버지를 안고 있는 백인 여배우.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 개막작으로 전 세계에 연주된 오페라 '심청'입니다.
["독일 뮌헨 올림픽을 축하할 수 있는 단 1명의 작곡가가 선정되게 됩니다. 그때 윤이상 선생님이 선정됐고…."]
1917년 통영에서 태어난 선생이 받은 정규 음악 교육은 18살, 일본에서 2년이 전부입니다.
통영여고 음악 교사 등을 지내며 학교 교가 등을 작곡하다, '서울시 문화상'에서 받은 상금으로 마흔이 다 되어 유럽으로 떠난 유학.
1995년 타계할 때까지 117편의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음악계는 윤이상 선생을 동아시아 음악을 서양악기로 녹여낸 20세기 최고의 거장으로 꼽습니다.
[발터 볼프강 슈파러/국제 윤이상 협회 회장/2017년 : "(윤이상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아시아의 소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보면 확실한 서양 음악입니다."]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사건'에 연루돼 2년 옥살이 뒤 추방된 선생은 1995년 베를린에서 눈을 감을 때까지 한 번도 고국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2000년이 되어서야 고향 통영에서 그를 기리기 위한 국제음악제가 시작되고, 기념관과 음악당도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2018년.
선생은 독일에 묻힌 지 23년 만에 그토록 그리던 통영으로 돌아와, 천재 작곡가를 길러낸 고향 파도 소리를 지금도 듣고 있습니다.
[윤이상/작곡가/1994년 육성 : "여러분, 나는 윤이상입니다. 나는 한 번도 충무(통영)를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파도 소리는 나에게 음악으로 들렸고, 바람도 음악으로 들렸습니다. 통영."]
KBS 뉴스 진정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자막제작:김신아
진정은 기자 (chr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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