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니제르 쿠데타 세력, 軍 지지 획득…반란 성공하나
니제르 대통령 "국민들이 쿠데타 지켜보고 있어" 비난
(서울=뉴스1) 김민수 김예슬 기자 = 서아프리카 국가 니제르에서 일부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억류 중인 가운데, 군대의 지지도 얻어내면서 정국이 더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압두 시디쿠 이사 니제르 군 최고 사령관은 성명에서 "군 사령부는 치명적인 대결을 피하고자 국방 및 보안군의 선언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쿠데타 세력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아마두 압드라마네 대령 등 10명은 전날 국영TV를 "통해 현 정권을 끝맺기로 결정했다"며 성명을 내고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들은 바줌 대통령을 축출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대통령궁을 봉쇄하고, 바줌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억류 중이다.
바줌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어렵게 얻은 (민주적) 이익은 지켜질 것이며 민주주의와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니제르 국민은 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쿠데타 세력을 비판했다.
바줌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2월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최초로 평화적·민주적 절차로 당선된 대통령이다. 니제르는 독립 이래 네 차례의 군사 쿠데타를 겪었다.
니제르 주변의 사헬 지역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쿠데타 벨트'라는 악명을 떨쳤다.
아프리카 대륙 북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긴 벨트 형태의 이 지역은 이슬람, 아랍, 기독교, 유목 문화 등 여러 문화가 섞여 빈곤과 치안, 종교적 문제로 갈등이 이어져 왔다.
2020년 말리, 2021년 기니, 2022년 부르키나파소에서 잇따라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다. 2021년 3월 바줌 대통령이 취임하기 며칠 전에도 니제르에서는 군부대가 대통령궁을 점령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바줌 대통령은 이슬람 무장세력으로 흔들리는 사헬 지역의 보루 역할을 하는 친(親)서방 지도자로 꼽혔다. 미국은 니제르의 치안 강화를 위해 2012년부터 약 5억 달러(약 6400억원)을 지출했으며, 유럽연합도 니제르에서 3년간 군사 훈련 임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에서도 300명의 군인을 파견한 상태다.
서아프리카국가경제공동체(ECOWAS)는 27일 "니제르의 합법적이고 합법적인 대통령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성명을 통해 "니제르 쿠데타에 책임이 있는 군부는 즉시 기본 인권을 회복하고 국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센터장 알랭 안틸은 최근의 쿠데타 시도는 안보 측면에서 추가적인 불안정성과 "이탈 위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그는 당초 바줌 대통령이 취임 당시부터 권력 기반이 취약했으며, 특정 육군 장교들이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군의 쿠데타 지지 성명에 대해 "쿠데타가 성공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니제르 집권 연합의 정당들은 "자살적이고 반 공화주의적인 광기"라고 비난했으며 지역 및 세계 지도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극단주의와 군사적 격변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며 사헬 지역의 불안정에 대해 경각심을 표명했다.
유엔은 쿠데타 이후 니제르에 대한 인도주의 활동이 중단됐음을 알렸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니제르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2017년 190만 명에서 2023년 430만 명으로 증가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니제르에 약 1100명의 병력을 배치 중인 미국의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바줌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역시 니제르에 병력 1500명을 파견한 주요 동맹국 프랑스도 니제르의 민주주의가 복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날레나 베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쿠데타를 니제르 국민에 대한 "뺨 때리기"와 같다며 쿠데타 세력을 비난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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