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모자에 새겨진 숫자 ‘51’…키움 에이스는 이정후와 함께 가을야구를 꿈꾼다

배재흥 기자 2023. 7. 28. 07: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우진이 27일 고척 한화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키움 제공



프로야구 키움의 ‘에이스’ 안우진(24)은 지난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 8패 평균자책 2.11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안우진은 올 시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위력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지난 시즌과 동일한 경기를 치러 올린 승수다. 그는 지난해 7월21일까지 18경기에 선발로 나가 10승 4패 평균자책 1.92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안우진은 18경기에서 평균자책 2.47을 기록하는 와중에 6승(6패)밖에 올리지 못했다. 12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음에도 리그에서 가장 적은 타선의 득점 지원(3.20점)과 교체 등판한 불펜의 난조 등 불운이 겹쳤다. 전반기 막판부터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투구를 한 경기도 속출했다.

안우진은 지난달 28일 KIA전에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5실점을 한 이후 NC전과 전반기 마지막 KT전까지 연속 4실점 했다. 짧은 휴식기 이후 첫 선발 등판한 롯데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0-2 패전 투수가 됐다. 3회초 2사 1루에서 롯데 전준우에게 허용한 좌월 투런포가 아쉬움을 남겼다.

안우진이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홈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키움 제공



팀도 좋지 않은 흐름 속에 있었다. 키움은 지난 25~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한화를 불러 치른 주중 3연전 2경기를 연달아 내주며 연패에 빠졌고, 리그 순위도 한화에 밀려 9위까지 처졌다. 한화전 마지막 경기 선발 투수였던 안우진의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 안우진의 에이스 본능이 다시 꿈틀댔다.

그는 27일 한화전에서 8이닝 2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로 키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19경기 만에 거둔 시즌 7승(6패)째. 평균자책은 2.31까지 낮췄다. 특별히 위기라고 부를 순간조차 없었다. 최고 시속 158㎞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날카로운 변화구 99구를 던져 삼진을 10개나 솎았다. 한화는 선발로 나선 타자들이 꼼짝하지 못하자 8회초 하주석, 김인환, 최재훈을 연속 대타로 내세워 반전을 노렸지만, 완벽에 가까운 안우진의 투구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키움 타선은 4회말 한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를 상대로 선두 타자 김혜성이 1루수 실책을 틈타 출루한 기회에서 로니 도슨이 볼넷을 골라 나가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4번 타자 이형종이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후속 타자 송성문이 이어진 1사 1·3루에서 내야 땅볼을 쳐 3루에 있던 도슨을 홈으로 불러들여 1점 더 달아났다. 마무리 임창민은 9회초를 실점 없이 지켰다. 산체스도 이날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활약했으나 패전을 면치 못했다.

27일 한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안우진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척|배재흥기자



이날 경기 뒤에 만난 안우진은 “최근 선발 등판한 4~5경기의 투구 내용이 별로 좋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분석실을 통해 데이터를 확인했고, 기존에 던지던 직구가 투심성으로 변한 부분이 있었다”며 “최근 2주간 캐치볼을 할 때부터 신경을 쓴 점이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전 KT·롯데전에서 연속 패전을 쌓았던 안우진도 이날 승리로 연패를 끊었다. 다만 그는 개인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안우진은 “내가 등판하면 팀이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를 하러 올라가는 것보다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특히 연패 중일 때는 그런 마음이 더 크다”고 전했다.

안우진은 이날 모자에 숫자 ‘51’과 ‘29’를 새기고 마운드에 올랐다. 51과 29는 각각 발목과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외야수 이정후와 임지열의 등 번호다. 특히, 팀의 간판타자 이정후는 이날 오전 왼쪽 발목 힘줄을 감싸는 신전지대 봉합 수술을 받았다. 부상 회복과 재활에만 3개월가량이 걸릴 예정이라, 정규 시즌 내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안우진 모자에 새겨진 이정후(51)와 임지열(29)의 등번호. 고척|배재흥기자



키움 타선의 기둥인 이정후의 공백으로 투수진 에이스 안우진의 부담도 더 커졌다. 그는 “어제(26일) 정후형과 고등학교 선배들이랑 같이 영상 통화를 하며 안부를 주고받았다. 팀이 가을야구를 가면 정후형이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 꼭 올라가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는 이어 “후반기에는 이기는 경기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모두 순위 경쟁을 하는 팀과 붙었을 때 이겨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일주일에 4승 2패를 목표로 잡고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척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