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도 불행하게”→“죄송합니다” 신림 살인범 조선, 검찰 송치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말만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구속)이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조선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조선은 오전 7시 경찰서를 나서면서 '언제부터 계획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선은 지난 21일 오후 2시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살해하고,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 등)를 받고 있다.

조선은 첫 범행 6분 만인 오후 2시13분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앉아있다가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피해자들과는 모두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조선은 범행 10분 전 흉기를 훔쳐 택시로 신림역 인근에 도착하자마자 흉기를 휘둘렀다. 전날에는 자신의 아이폰XS 스마트폰을 초기화하고 평소 쓰던 컴퓨터도 깨부쉈다. 그는 "범행을 미리 계획했고 발각될까봐 두려워 스마트폰을 초기화했다"고 했다.

경찰은 조선에게 살인·살인미수·사기·절도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범행 당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치고, 인천 집에서 신림역까지 움직이면서 2차례에 걸쳐 택시요금 약 4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도 추가했다.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경찰은 조선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지난달 초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 입원', '정신병원 탈출' 등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했다.

조선은 경찰 조사에서 우울 증상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2013년 이후 의료 기록에서 관련 경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선을 상대로 사이코패스(PCL-R) 검사도 진행했다. 조선은 지난 25일 경찰의 진단 검사 요청에 "감정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거부하다가 이튿날 동의했다.

조선은 경찰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남들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 "오랫동안 나보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꼈다", "피해자 성별을 가리지는 않았다"는 등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6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조선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yul@heraldcorp.com